[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보험업권에 경과조치를 적용하면서 보험업권의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보험업권에 대한 경과조치(생보 12개사, 손보·재보 7개사) 적용으로 보험업계의 지급여력비율은 206.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말 218.3% 대비 약 11.6%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지급여력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당국이 조사한 결과, 생보사가 전분기 말 대비 약 8.3%p 하락한 203.4%, 손보사가 16.0%p 급락한 211.0%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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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보험업권에 경과조치를 적용하면서 보험업권의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처럼 지급여력비율에 변동이 온 건 가용자본이 감소한 반면 요구자본은 늘어난 까닭이다.
우선 킥스 가용자본은 지난해 말 경과조치를 거치면서 지난해 3분기 대비 약 10조 8000억원 감소한 248조 1000억원에 그쳤다. 금리하락에 따른 보험부채 증가 및 결산배당 효과 등으로 가용자본이 줄어든 탓이다.
반면 킥스 요구자본은 지난해 말 경과조치 이후 120조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말 대비 약 1조 4000억원 증가했다.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등으로 장해·질병위험액이 2조 8000억원 증가하고, 투자자산 확대로 관련 위험액이 증가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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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급여력비율 변동 추이./자료=금융감독원 제공 |
당국은 보험업계에 대해 금리변동 관리를 위한 자산·부채 종합관리(ALM)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회사의 자본관리는 ALM이 핵심이며, 최근 기준금리 인하,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중요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며 "금리하락 시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보다 크게 증가함에도 일부사는 만기가 긴 상품 판매를 확대하는 등 ALM 관리가 크게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보험업계가 향후 금리하락에 대비해 자산 듀레이션을 부채보다 길게 설정하는 등 선제적으로 ALM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다.
또 금감원은 리스크 중심의 '전사적 의사결정 체계'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기대 수익성 지표인 CSM은 현재 시점에서 추정한 미래의 이익을 내포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리스크(요구자본)는 반영하지 않고 있다. 리스크 증가를 고려하지 않은 CSM 확대는 장기적으로 보험업권의 자본적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시각이다.
아울러 CSM 확보만을 위해 위험 대비 수익이 낮은 보장성 상품을 판매하게 되면 요구자본 급증으로 킥스비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에 보험업계가 상품개발 및 영업정책을 수립할 때부터 노출된 리스크를 고려해 의사결정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 외에도 당국은 보험업계가 자본의 질을 고려한 균형감 있는 자본 관리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금리하락으로 기본자본이 크게 감소한 점을 고려할 때, 급격한 시장 충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안정적인 기본자본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회사는 양질의 자본을 충분히 확보하는 한편, 효과적으로 위험을 관리해 중·장기적 지급여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취약 보험회사를 중심으로 충분한 지급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철저히 감독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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