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일부 상품의 가산금리를 인하하고 나서면서 다른 시중은행들도 금리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은행 대출금리 인하 경쟁이 가속화할 경우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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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일부 상품의 가산금리를 인하하고 나서면서 다른 시중은행들도 금리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사진=김상문 기자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이날부터 5년 만기 은행채 금리를 지표로 삼는 주기형 주담대 상품의 가산금리를 0.08%포인트(p) 내리렸다. 이 상품의 금리는 기존 3.56~4.96%에서 3.47~4.88%로 조정됐다.
국민은행이 가계대출 가산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1년여 만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실수요자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지원하기 위해 주담대 금리를 인하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기준금리 완화 기조 속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로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원 가까이 확대되며 작년 9월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주택 거래량 증가와 함께 주담대가 시차를 두고 본격적으로 반영된 데다, 미국 상호관세로 여파로 국내외 증시가 급등락하자 신용대출을 받아 저점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은이 전날 발표한 '4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8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한 것은 주담대로 전월(2조5000억원) 대비 3조700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도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등에 따른 자금 수요의 영향으로 1조2000억원 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앞두고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수요'도 증가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금융회사의 대출금리에 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 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3단계 DSR이 도입되면 은행권과 2금융권의 주담대와 신용대출, 기타대출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 100%(하한)인 1.5%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3단계 DSR 규제가 시행되면 대출한도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가령 연 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30년 만기 분할상환 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할 때, 스트레스 DSR 규제 적용 전에는 3억3000만원까지 가능했다. 하지만 3단계 시행 후에는 혼합형·주기형 등 유형에 따라 최대 5700만원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연 소득 1억원의 경우 6억6000만원까지 가능하지만, 3단계 시행 후에는 5억6000만원으로 최대 1억원 가량 줄어들 수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3단계 DSR 시행 전 가계대출 수요가 몰릴 우려에 대해 "4월 가계대출이 3월보다 좀 많이 늘어나는 모습이나, 그 수준이 연간 계획에 대비해 아주 튀는 수준까지는 아니다"며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기 이전에 월별 목표 범위 내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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