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지분 확보에 2연속 상한가 후 15일 '급전직하'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매수함에 따라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진칼 주가가 격렬하게 급등락하며 투자자들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호반그룹이 한진칼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그럼에도 주가는 압도적인 거래량을 터뜨리며 지난 3거래일간 급등했다. 그러나 15일인 이날의 경우 주가가 15% 넘게 급락하는 등 수급이 매우 불안정한 양상을 나타내 실제 투자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매수함에 따라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진칼 주가가 격렬하게 급등락하며 투자자들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5일 한국거래소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한진칼이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조기대선 시즌이 시작되면서 각종 정치테마주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졌다가 대다수 폭락한 이후 시장이 새로운 ‘재료’를 찾아낸 듯한 모습마저 감지된다.

한진칼의 경우는 시장 일부에서 가장 선호하는 주제로도 손꼽히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 때문에 주가가 한순간에 튀어올랐다. 신호탄을 쏜 것은 호반건설이다. 호반 측은 한진칼 지분을 매수하면서 시장에 대한항공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부상시켰다.

지난 12일 장 마감 이후 호반그룹 측은 한진칼 지분을 17.44%서 18.46%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호반그룹이 들고 있는 한진칼 지분율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및 특수관계인(19.96%)과의 지분과 불과 1.5%포인트로 좁혀진 상태다.

자연히 투자자들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를 떠올린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면서 주당 40만원대 전후였던 고려아연 주가가 240만원까지 폭등한 사례가 바로 얼마 전에 있었기 때문이다. 한진칼 역시 지난 12일부터 약 18% 오르더니 13, 14일엔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시장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다만 호반 측이 실제로 한진칼 경영권을 획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델타항공(14.90%)과 산업은행(10.58%) 지분을 포함해 한진칼이 확보한 자사주 0.66%까지 더한다면 조원태 회장 측의 지분은 46.10% 수준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설령 호반 측이 1조원 정도의 자금을 끌어모아서 공개매수에 나선다 하더라도 조 회장과의 지분싸움에서 이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와 같은 시선이 확산되면서 한진칼 주가는 이날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규장 개장 전까지만 해도 최고가 17만3900원까지 오르며 ‘3연상’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지만, 오후 2시 전후로 주가는 전일 대비 17% 가까이 빠진 12만5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진칼의 거래대금 또한 지난 14일 전체의 거래대금인 2022억원을 뛰어넘어 2400억원대까지 치솟았다. 수급 손바뀜이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됐을 가능성이 진단되는 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호반 입장에선 분쟁 가능성에 따른 주가 급등만으로도 손해볼 게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짚으면서 “정보량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이 한탕주의식으로 접근하기엔 너무 위험한 거래”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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