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자격요건 강화돼 올해 '집중 신청' 예상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메리츠증권이 최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설명회(IR)에서 '발행어음업 진출' 목표를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메리츠증권 외에도 삼성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 등 총 5개 증권사가 발행어음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동안 조용했던 초대형 투자은행(IB) 관련 경쟁에 불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메리츠증권이 최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설명회(IR)에서 '발행어음업 진출' 목표를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김상문 기자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랫동안 잠잠했던 증권업계 초대형IB 경쟁에 오랜만에 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수년간 몸집을 키워온 중‧대형 증권사들이 긴 채비를 마치고 발행어음업 인가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발행어음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1년 이내 단기 상품을 지칭한다.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해 기업 대출과 채권, 부동산금융 등 모험자본에 투자할 수 있다. 

현행 제도상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투사는 기업 신용공여, 4조원 이상이면 발행어음, 8조원 이상이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이 가능하다. 현재는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이 발행어음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먼저 눈에 띄는 회사는 메리츠증권이다. 지난 14일 기관투자자 대상 IR을 진행한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 인가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종민 메리츠증권 기업금융·관리부문 대표는 “최근 TF를 가동해 사업을 준비 중”이라면서 “금융당국의 종투사 제도 개편 일정에 맞춰 연내에 신청하는 것이 목표”라고 함께 밝혔다.

이와 같은 움직임에는 금융당국의 사전정지 작업이 있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올해 3분기 발행어음 사업자와 자기자본 4조원·8조원 종투사의 신청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아울러 금융위는 발행어음 운용 규제개편도 함께 추진하며, 이에 따라 모험자본 공급 의무를 신설해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를 확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재 업계 안팎에서는 메리츠증권을 비롯해 삼성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총 5개사가 신규 발행어음 인가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초대형IB 지정을 받았음에도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발행어음 인가는 받지 못했으나, 현재는 발행어음 조직을 꾸려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가 특히 중요한 시점인 이유는 내년부터 종투사 관련 심사 요건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자기자본 요건이 연말 결산 기준으로 2기간 충족돼야 하고 사업계획, 본인 제재이력 요건이 신설되는 등 조건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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