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폭탄’ 충격으로 급락했던 미국 증시가 이달 들어 가파르게 반등하며 어느새 연초 대비 상승 기조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16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무디스가 미국에 대한 신용등급을 강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사상 최고치 경신 기대감에 부풀었던 시장의 흐름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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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무디스가 미국에 대한 신용등급을 강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무난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던 국내외 증시에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파문이 일고 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강등했다. 한 단계 하향조정이다. 등급 전망은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무디스는 등급 변경 보고서에서 "지난 10여년간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지속적인 재정 적자로 인해 급격히 증가해왔다"면서 "이 기간 연방 재정지출은 증가한 반면 감세 정책으로 재정 수입은 감소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보고서는 "재정 적자와 부채가 증가하고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도 현저히 증가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무디스는 이미 지난 2023년 11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하고 등급하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피치와 S&P가 이미 신용등급을 강등한 터라 무디스 역시 언젠가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그 타이밍이 하필 지금이라는 점은 증시에 파장을 불러올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백악관은 곧장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이 있었던 날 밤 이메일 성명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정부의 낭비, 사기, 권력 남용을 근절하고, 우리 사회를 다시 질서 있게 만들기 위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통과시켜 바이든이 초래한 난장판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번 조치에 시장에 미칠 파장이다. 장 마감 후 나온 소식이기 때문에 미국 증시에는 아직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 또한 주말로 휴장이었다. 다만 이번 뉴스의 파장은 아시아 증시가 먼저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이 점이 투자자들 입장에선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이번 조치의 파급력이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앞서 2곳의 신평사들이 이미 신용등급을 강등했고, 무디스의 경우 미국에 대
한 등급 전망 자체가 이미 ‘부정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이 더 크게 확산될 정도로 파급력이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은 다음주 미국 국채시장의 반응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10년물을 비롯한 장기국채 수익률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으면서 “주가지수가 꽤 많이 오른 상태에서 나온 뉴스이기 때문에 미국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국내외 지수 조정폭이 꽤 깊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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