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조 클럽' 입성…비은행 계열사 성과 두드러져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그 어느 때보다 경영환경이 어렵다. 특히 트럼프 제2기 행정부 출범은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한층 강화하면서 제조업은 물론 금융산업에도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대내외 시장여건 변화 속에 손실 완충력 제고와 금융그룹 차원의 금융서비스 확충 등 갈 길이 바쁘다.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금융지주 최고경영자들의 경영전략을 5회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농협금융)에 걸쳐 짚어본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취임 1년 만에 연간 순이익 '5조 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연간 당기순이익 5조782억원을 돌파했다. 전년(4조5948억원) 대비 10.5%(4834억원) 증가한 규모로 '리딩금융'도 수성했다.

   
▲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사진=KB금융 제공.
 

이는 비은행 부문에 이해도가 높은 양 회장의 경영전략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를 모두 거친 재무통인 양 회장은 취임 후 줄곧 은행과 비은행 간 시너지를 강조해왔다. 양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계열사별 성장전략을 재정비함으로써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의 선두권 도약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도 5조 클럽 입성과 리딩금융 수성이라는 '뚜렷한 경영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양 회장의 비은행 계열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전략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KB금융의 계열사별 순이익 기여도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로 확대됐다. 전년 33%에서 7%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KB증권은 지난해 585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전년(3896억원) 대비 50.3%(1961억원) 성장했다. KB손해보험은 839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7133억원)보다 17.7%(1262억원) 늘었다. KB국민카드 4027억원(전년 대비 14.7%), KB캐피탈 2220억원(19.0%), KB자산운용 665억원(8.1%) 등으로 비은행 계열사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에도 1조697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리딩금융을 지켜냈다. 작년 같은 기간(1조42억 원)보다 62.9%(6931억 원) 성장했다. 순이자이익은 3조2622억 원으로 전년(3조1699억 원) 대비 2.9% 늘었다. 비이자이익은 1조2920억 원으로 전년(1조2322억 원) 대비 4.9% 늘었다.

양 회장은 올해 '리딩금융'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기 위해 '효율경영'과 '혁신성장' 두 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양 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앞으로의 10년은 지나온 10년보다 훨씬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재무적인 실적뿐 아니라 기업 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리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고객 자산관리와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계획 이행, 자산 건전성 관리 등 세 가지 측면에서 흔들림 없는 성과를 창출할 방침이다. 자산관리(WM)과 중소상공인(SME) 부문에서의 고객 기반을 강화하고, 글로벌에서 안정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해 핵심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한다.

밸류업 계획 이행과 관련해선 그룹의 성장성, 수익성 관리를 기본 원칙으로 위험가중이익률(RoRWA)에 기반한 자본 효율성 관점으로 전환해 사업 추진의 효율성과 속도를 제고한다. 양 회장은 올해 초 주요 해외투자자들에게 서한을 통해 밸류업 계획 이행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비금융 사업·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미래성장을 위한 선별적 혁신성장과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그룹의 성장동력을 꾀할 방침이다. KB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대면 채널에서는 미래 영업 환경에 최적화된 영업점 모델을 구현하고, AI를 기반으로 최신 기술을 빠르게 도입해 확실한 성공사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임베디드 금융은 이종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일상에 내는 것으로, 국민은행은 최근 이종업계와 손잡고 '콜라보 통장'을 출시했다. 국민은행이 스타벅스, 삼성금융네트웍스 등과 출시한 'KB 별별통장'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은 다양한 혜택과 높은 금리로 고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양 회장은 신년사에서 "이업종, 빅테크, 플랫폼 기업은 더는 우리의 경쟁자가 아니라 새로운 길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 "라며 "임베디드 금융을 통해 우리의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휴사로부터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여 함께 살아가고, 성장하는 공동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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