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황제' 다이먼 CEO "관세 갈등 과소평가돼" 지적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처음으로 개장한 간밤 뉴욕 증시에서 3대 지수가 나란히 장 초반의 낙폭을 회복하며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시장의 긴장감이 완벽히 가시지는 않은 모습인데, 그 중심에는 미국의 장기국채 수익률 이슈가 존재하고 있다는 관점이 제기된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 역시 "최근 금융시장이 안일한 태도를 보이며 관세나 지정학적 갈등이 초래할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처음으로 개장한 간밤 뉴욕 증시에서 3대 지수가 나란히 장 초반의 낙폭을 회복하며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시장의 긴장감이 완벽히 가시지는 않은 모습이다./사진=김상문 기자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신용등급 강등 충격에도 미 증시는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도리어 한국 지수가 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미국의 상황을 보면, 19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37.33포인트(0.32%) 오른 4만2792.07에 거래를 마감했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5.22포인트(0.09%) 상승한 5963.60을, 나스닥은 4.36포인트(0.02%) 오른 1만9215.46을 기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첫 거래일을 맞아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 출발했지만, 개장 이후 저가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되면서 결국 S&P500은 6거래일, 다우지수는 3거래일, 나스닥은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도리어 한국 지수가 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무디스 소식이 전해진 지난 19일 장에서 전일 대비 0.89% 떨어진 2603.42에서 거래를 끝냈다. 그러나 미 증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인 것을 확인한 뒤에도 흐름이 극적인 반전을 보이진 못하고 있다. 20일인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74% 상승한 상태로 출발했지만 결국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오후 2시 현재 전일 대비 강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한국과 미국 모두 단기간에 빠르게 상승하며 4월 초 관세전쟁의 충격을 소화해낸 모습이지만, 지금으로선 한국의 경우가 보다 조심스러운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역시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견해도 있다. 통상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변동을 비롯해 시장 전체를 움직이는 호재와 악재는 그 방향성이 정확히 드러나는 데에 하루만으로는 부족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다이먼 CEO의 한마디에는 더욱 묵직한 무게감이 실린다. 그는 최근 뉴욕에서 열린 JP모건 주최 투자자 행사에서 "대규모 경기 침체를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은 신용과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요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은 관세의 영향이 아직 나타나지 않아서 상당히 괜찮다고 느끼고 있다"며 "(주식) 시장은 10% 하락했다가 다시 10% 상승했는데 이는 놀라울 정도의 안일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국내 전문가들도 향후 미 국채시장의 흐름에 따라 주식시장의 판도 또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무디스 재료가 나온 직후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장중 5.03%로 고점을 높였고, 10년 만기 국채 금리 또한 한때 4.5% 선을 상회했다. 현재 다시 금리가 진정세를 찾으면서 주식시장 또한 상승세를 회복한 것이지만, 앞으로의 흐름까지 장담할 수는 없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상황에 대해 "신용등급 강등 여진으로 단기 시황이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며 "장중 미국 선물 시장과 채권 시장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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