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정보기술(IT)용 고부가가치 패널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며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올해는 그룹사 차원의 투자점검회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선택과 집중 경향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
 |
|
▲ LG디스플레이 파주클러스터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
23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전장 사업 비중이 가파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잇단 수주를 확보하며 성과가 본격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올해 1분기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 매출은 7000억 원 규모로 전체 매출의 약 9%를 차지한다. 이는 3년 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벤츠, BMW, 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에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 디스플레이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들 P-OLED는 곡면 디자인 구현이 가능해 운전석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연결하는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에 주로 탑재된다. 벤츠 'E클래스'와 'EQE', BMW의 'i7', 현대차 '그랜저'에 적용된 게 대표적인 예다.
이 기세를 몰아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조 원대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차량용 디스플레이 포트폴리오 확대에 상당 부분을 투입할 예정이다. 고급화된 OLED 패널, 투명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최적화한 디스플레이 설루션 개발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전장 뿐만이 아니다. LG디스플레이는 IT용 고부가가치 패널에서도 수익성 중심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애플 아이패드용 저온다결정산화물 OLED(LTPO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했으며, 고사양 게이밍 모니터용 OLED 공급도 본격화하고 있다.
적자를 면하지 못하던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도 중소형 OLED와 차량용 OLED 확대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우호적인 환율, 애플과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의 재고 확보 수요 증가도 실적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P-OLED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며 "IT용 OLED 확대와 차량용 신규 수주가 더해지며 연간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매년 6월 주재하던 '전략보고회의'가 '투자점검회의'로 갈음되는 만큼 불안정한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효율적인 투자 방안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만큼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점검 관련 회의는 매년 해왔으며, 올해는 전략보고회의를 안 하는 만큼 투자 계획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는 뜻"이라며 "이러한 흐름에 따라 각 계열사에서도 투자 상황을 점검하고 선택과 집중의 경향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