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금융사 월별·분기별 관리목표 수준 철저히"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이달 5대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5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한도가 줄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가 몰린 데다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영향으로, 대출 증가세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한도가 줄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가 몰린 데다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영향으로, 대출 증가세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사진= 김상문 기자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26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7조7033억원으로, 전월 말(743조848억원) 대비 4조6185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폭은 3월 1조7992억원, 4월 3조7742억원, 5월 4조5337억원으로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 기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93조243억원으로, 전월 보다 3조5943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은 전월 대비 9868억원 늘어난 103조4799억원을 기록했다. 신용대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했으나, 4월 8868억원으로 증가로 돌아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일부 해제 등으로 수도권 주택 거래가 늘어난 데다,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신용대출을 활용한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당국은 7월부터 DSR 3단계 규제를 통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비수도권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과 2금융권의 주담대와 신용대출, 기타대출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 1.5%가 적용되며, 지방 주담대에 대해서는 올해 12월까지 2단계 스트레스 금리인 0.75%가 유지된다.

앞서 당국은 작년 2월 은행권 주담대에 0.38%p의 스트레스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1단계 DSR을 시행한 데 이어, 9월에는 2단계 도입을 통해 은행권 주담대·신용대출 및 2금융권 주담대에 대해 수도권 1.2%p, 비수도권 0.75%p의 스트레스 가산금리를 적용해 왔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금융회사의 대출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 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미래 금리 변동성 리스크를 반영한 스트레스 금리가 붙으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 소득이 1억원인 차주가 30년 만기, 연 4.2% 금리의 5년 혼합형, 원리금 균등상환 조건으로 주담대를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2단계 적용 시 한도는 6억3000만원이었으나, 3단계에서는 5억9000만원으로 약 3300만원(5%) 가량 감소한다.

변동금리 상품의 경우 5억9000만원에서 5억7000만원으로, 주기형(5년 주기로 금리 변경)은 6억5000만원에서 6억4000만원으로 한도가 줄어든다. 연봉이 5000만원인 차주가 동일 조건으로 대출을 받는 다고 가정하면, 변동형과 혼합형, 주기형은 각각 1000만원, 1700만원, 900만원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 20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가계부채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할 시기인 만큼 금융권도 자율적인 가계대출 관리 역량을 더욱 강화해 달라"며 "5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금융당국도 금융사들의 월별·분기별 관리목표 수준 여부 등을 철저히 모니터링해 필요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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