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4일 전날 치러진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데 대해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식을 보면서 너무나 큰 역사적인 죄를 지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김 전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패장으로서 송구스럽다”고 사과하면서 “국민 대부분이 원하지 않던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는 것을 보면서 ‘왜 이렇게 됐을까’ 깊이 생각해봤다”며 패배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첫째는 우리당이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신념, 이것을 지키기 위한 투철한 사명이 없기 때문”이라며 “그게 바로 계엄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대에 계엄이 왜 필요했는지, 무슨 결과를 가져왔는지 판결이 났다. 우리당이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을 뽑았고 그 뜻이 당에 많이 관철된 데 대해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며 “정치라는 것은 목표도 중요하지만 수단이 매우 중요한데 적절치 않은 수단을 써도 당 내부에 제어하는 힘이 없었다는 점에서 매우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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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4./사진=연합뉴스 [공동취재] |
또 “우리당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졌다. 우리가 과연 어떤 사람을 당 대표로 뽑느냐 또는 누구를 공직 후보자로 뽑느냐에서 민주주의가 완전히 사라졌다”며 “과연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당인가. 민주주의가 숨을 못 쉰다 그런 점에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전 후보는 경제와 외교안보 문제에 있어서도 민주당에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회 의원회관에 붙어있는 ‘경제는 민주당’이라는 포스터를 보고 놀랐다. 경제는 당연히 국민의힘이고 너무나 분명한 구호였는데 지금 과연 국민의힘이 경제를 제대로 하느냐 싶다. 국민께 ‘국민의힘이 경제는 확실히 살리지’라는 확신을 드리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외교안보 문제도 마찬가지”라며 이재명 정부의 첫 인선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이종석이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임명됐는데 그 사람은 ‘북한을 내재적 접근방식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이런 사람이 국정원장을 하는 게 맞느냐”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도 “이 사람이 과연 대한민국을 통합으로 가져갈 수 있을지 굉장히 불안하다”며 “이런 것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고 바로 가져갈 당은 국민의힘”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엇보다도 우리 당이 지금 현장에서 가장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골목골목 민심의 움직임을 반영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느냐”며 “현장과 밀착하지 않고 동떨어진 점이 선거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자리에 계시는 분 모두 민주당의 그 어떤 분보다도 탁월하고 훌륭한데 제 부족함으로 많은 기회를 놓치고 그로 인해 국민들이 고통받을 것을 생각하면 송구스럽다”며 “비록 우리가 패했지만 국민의힘이 여전히 대한민국의 마지막 희망이 될 수 있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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