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반복된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경기침체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팀장급 자리를 축소하는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신한카드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단위조직 일부를 통폐합하고, 기존 4그룹 20본부 81팀 체제에서 팀장급 관리자 수를 대폭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일명 ‘대부제’ 도입을 통해 실무자 중심의 효율적 운영을 목표로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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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DB |
대부제가 도입되면 현재 81개 팀을 맡고 있는 팀장 자리가 줄어들게 되는데 업계 안팎에서는 20~30% 가량 축소될 것으로 바라봤다. 현재 팀장직을 맡고 있는 부장과 부부장 중 이번 조직개편에서 자리가 없어진 면팀장(보직해임) 발령자들은 팀원 소속으로 돌아가게 된다.
신한카드는 조직개편과 함께 오는 19일부터 1968년생부터 1979년생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같은 방식으로 단행한 희망퇴직(당시 62명 신청) 이후 불과 6개월 만이다. 퇴직자에게는 기본 퇴직금 외에도 최대 30개월치 특별퇴직금이 제공될 예정이며, 직급에 따라 최소 24개월치가 보장된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에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약 60명이 회사를 떠난 바 있다.
신한카드가 이처럼 조직개편과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에 나선 것은 수익성 악화와 직결된다. 2007년 LG카드 인수 이후 줄곧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신한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5721억원을 기록하면서 삼성카드(6646억원)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1분기에도 순이익이 1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7% 줄어들어 삼성카드에 밀렸다.
지난해 KB국민카드도 2021년 11월 이후 약 3년 만에 희망퇴직을 재개했으며 우리카드와 하나카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 현대카드도 연초 업계 최고 수준인 39개월치 급여를 퇴직금으로 내걸고 희망퇴직을 받았다.
신입사원 채용도 위축되는 분위기다. 8개 전업 카드사 가운데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을 선발한 곳은 현대카드와 BC카드 두곳에 불과했다.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인 가맹점수수료율이 지난 2월부터 인하되면서 올해 약 2400억원 규모의 순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실제 올 1분기 전업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은 6047억원으로 전년 동기 7244억원 대비 16.5% 줄었다.
이에 따라 모집비용 등 카드영업에 사용한 카드비용도 지난해 8조4825억원으로 전년 대비 2.79% 감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희망퇴직의 경우 비용절감과 함께 오랫동안 쌓여온 인사적체로 중간 관리자가 많은 역피라미드형 인력 구조를 탈피해 업무생산성을 제고하려는 것”이라며 “또 올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인건비나 임대료 등 고정비 지출을 줄이고 디마케팅(고객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마케팅)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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