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애플 내부 검토 단계…아직 제안은 없어"
자체 AI 강화 포석…미국 내 반독점 소송 대응 움직임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애플이 인공지능(AI) 기반 검색 엔진 스타트업인 퍼플렉시티AI 인수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색 시장의 주도권을 구글에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은 20일(현지시간) 애플의 인수합병(M&A) 총괄 책임자인 아드리안 페리카가 서비스 부문 책임자 에디 큐를 포함한 주요 AI 관련 핵심 인사들과 함께 퍼플렉시티 인수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퍼플렉시티 측에 인수 제안은 전달되지 않았으며, 논의는 초기 단계로 실제 인수로 이어질지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

   
▲ 애플 로고./사진=연합뉴스 제공


퍼플렉시티는 실시간 웹 기반 정보를 바탕으로 사용자 질문에 직접 답변하는 AI 검색 엔진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는 신생 스타트업이다. 최근 기업가치 140억 달러 수준으로 투자 유치를 마쳤으며, 애플이 인수를 성사할 경우 역대 최대 규모의 딜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애플의 기존 최대 인수 사례는 2014년 음악 스트리밍 업체 비츠(Beats)를 30억 달러에 인수한 건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 검토가 애플이 AI 역량 확보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자체 AI 브랜드를 공개했지만 핵심 기능인 음성비서 시리의 고도화는 아직 본격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퍼플렉시티 인수는 향후 구글과의 검색 엔진 파트너십 변화에 대비하는 전략적 카드로도 해석된다. 현재 애플은 자사 기기에서 구글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약 200억 달러의 수익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 구조는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 소송 대상이기도 하다.

미 법무부는 구글의 검색시장 지배력 해소 방안으로 크롬 브라우저 매각, 기본 검색 엔진 설정을 대가로 한 금전 제공 금지 등을 제안한 바 있다.

한편 퍼플렉시티는 앞서 메타(페이스북 모회사)도 인수를 시도했으나 협상이 결렬됐다. 구체적인 협상 결렬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CNBC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메타가 퍼플렉시티 인수를 타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고, 협상이 상호 합의 하에 종료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퍼플렉시티가 인수 논의에서 발을 뺐다"고 말했다. 

메타는 최근에도 AI 스타트업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SI) 인수에 나섰지만 실패한 바 있다. 이후 143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함께 스타트업 스케일AI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산더 왕을 영입하며 전열을 재정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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