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FAST)가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을 이끄는 새로운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FAST 채널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한국은 콘텐츠 공급 거점을 넘어 K-컬처 플랫폼 전략의 핵심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2일 아마기(Amagi)의 '글로벌 FAST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아태지역의 FAST 채널 시청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해 북미(98%), 유럽(83%)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광고 노출도 같은 기간 130% 증가했다.
FAST는 기존 유료 스트리밍(SVOD)과 달리 광고 기반 무료 모델로 비용 부담 없이 접근 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시아 시청자의 가격 민감성과 잘 맞아떨어진다. 특히 실시간 방송과 채팅 기능은 전 세계 K-컬처 팬들의 실시간 참여와 유대감을 강화하는 핵심 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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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에스파. /사진=SM엔터테인먼트 |
미디어 연구소 K엔터테크허브에 따르면 한국은 아시아 FAST 시장에서 콘텐츠 공급국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으며, 실시간 유통과 다국어 확산을 모두 아우르는 플랫폼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고연령층의 온라인 영상 시청이 급증하면서 K-드라마와 예능의 인기가 높아졌고, 일본 5대 민영방송이 공동 운영하는 'TVer'는 올해 1월 기준 월간 이용자 수 4120만 명을 기록하며 한국 콘텐츠가 주요 시청 항목에 포함됐다.
중국 역시 FAST 기반의 K-컬처 소비가 활발하다. 후난TV 계열 '망고TV'는 K-드라마를 중국어 더빙으로 제공하는 전용 채널을 운영 중이며, CCTV도 'K-컬처 위크' 같은 특집 방송을 편성하며 관련 콘텐츠 확산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처럼 아태 주요국의 FAST 플랫폼에서 K-콘텐츠는 주요 소비 콘텐츠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국내 FAST 시장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엔터테크허브는 한국 FAST 시장이 연평균 25%의 성장률을 기록해 오는 2028년 1조10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단순한 콘텐츠 수출 확대를 넘어 K-컬처 유통망의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로 해석된다.
지상파 3사와 JTBC 등 주요 방송사들은 FAST 채널을 통해 드라마, 예능, 다큐멘터리를 해외 시청자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했고, 인공지능(AI) 기반 자동 더빙 기술을 통해 빠른 속도로 다국어 콘텐츠를 제작·공급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도 손을 맞잡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주도하는 '글로벌 K-FAST 얼라이언스'에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TV 제조사와 주요 방송사, AI 더빙 기술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FAST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민관 공동 전략이 추진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오는 2027년 글로벌 FAST 시장이 약 12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한국은 이 시장에서 K-컬처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잡는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부는 2030년까지 아시아 전역에 K-컬처 FAST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는 "아태 지역 132% 시청 시간 증가의 상당 부분이 K-콘텐츠 소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일본의 고연령층 K-드라마 열풍, 중국의 모바일 K-팝 문화, 동남아의 K-예능 신드롬 등이 모두 FAST를 통해 확산하고 있으며 FAST는 한류 4.0 시대를 열어가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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