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농축 시설 3곳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며,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에 직접 개입했다. 이번 작전은 이란 핵 역량에 직접 타격을 가하는 첫 군사행동이자 확전 가능성을 키우는 중대한 전환점이 됐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21일·현지시간) 미군이 이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주요 핵시설을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개입은 지난 12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공격한 이후 9일 만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2주 협상 시한'을 언급한 지 불과 이틀 만의 결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며 "모든 항공기는 현재 이란 영공을 빠져나왔고, 주요 목표 지점인 포르도에는 폭탄 전체 탑재량이 모두 투하됐다"고 밝혔다. 그는 "포르도는 끝장났다(FORDOW IS GONE)"며 공격 성과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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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제공 |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주요 핵농축 시설은 완전히 전적으로 제거됐다"며 "이란의 핵농축 역량을 파괴하고, 세계 최대 테러 후원 국가가 제기하는 핵 위협을 저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런 역할에 그들(미군 장병)의 서비스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란을 향해 "평화를 구축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향후 공격은 훨씬 강력하고 훨씬 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표적이 더 많이 남았다는 것을 기억하라. 만약 평화가 빨리 도래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런 다른 표적들을 정밀하게, 신속하게, 숙련되게 공격할 것이다. 대부분은 불과 몇 분 안에 제거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CBS는 미국 정부가 이란과의 외교 채널을 통해 "핵시설 타격은 정권 교체가 아닌 핵 위협 제거 목적"이라는 점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작전에는 벙커버스터 GBU-57과 B-2 스텔스 폭격기, 토마호크 미사일 등이 투입된 것으로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포르도 핵 시설에 B-2 폭격기 6대가 동원돼 벙커버스터 12발이 투하됐고, 다른 시설에는 토마호크 30여 발이 발사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한 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작전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 언론은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작전은 국내 정치적으로도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외국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으나 이번 작전으로 스스로 이를 뒤집은 셈이 됐다. 보수 논객 터커 칼슨,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티븐 배넌 등 일부 지지층은 "군사 개입은 트럼프 지지층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해 왔다.
의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공화당 다수는 "정당한 대응"이라는 입장이지만, 당내 고립주의자들과 민주당 측은 "의회 승인 없이 전쟁에 개입한 것은 위헌"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제사회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미 벼랑 끝에 몰린 중동에서의 위험한 확전"이라며 "국제 평화 및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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