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 기준 재원 2.3조원
성과급 상한 확대에도 불씨 여전
[미디어펜=김견희 기자]SK하이닉스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성과급(PS) 최대 지급률 상한을 기존 1000%에서 1700%로 대폭 상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성과급 지급 후 남는 재원은 전 구성원에게 적금 또는 연금 방식으로 전액 환원하겠다는 구상도 내놨지만, 노동조합은 실질적 보상 수준에 불만을 나타내며 반발하고 있다.

   
▲ SK하이닉스 본사 전경./사진=SK하이닉스 제공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사측과 전임직 노동조합은 지난 26일 청주캠퍼스에서 열린 ‘2025년 8차 임금교섭’에서 초과이익분배금(PS)의 새로운 상한 기준을 논의했다.

PS는 SK하이닉스가 2021년부터 도입한 성과 인센티브로,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구성원 개인 성과에 따라 지급된다. 지금까지는 연봉 기준 최대 50%(기본급의 1000%)까지 지급됐으나, 사측은 이를 기본급 1700% 수준까지 확대하는 안을 제시했다.

사측은 이와 함께 성과급 지급 후 남는 재원의 절반을 적금·연금 방식으로 구성원에게 전액 지급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예를 들어 전년 영업이익이 23조 원일 경우 10%인 2조3000억 원이 PS 재원이 되며, 이 중 1700% 지급 후 5000억 원이 남는다면 그 절반인 2500억 원을 추가로 구성원에게 지급한다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는 △5년 적금 방식과 △2년 적립+3년 연금 지급 방식 등 두 가지 안이 마련됐다. 5년 적금 방식은 향후 PS 지급률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재원을 적립 후 만기 시 일시 지급하고, 연금 방식은 재원을 2년간 쌓은 뒤 3년간 분할 지급하는 구조다.

이 같은 제안은 올해 초 기본급 1500% 수준의 PS와 자사주 30주 지급에도 불만을 제기해온 구성원들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중순 청주와 이천 캠퍼스에서 구성원 의견을 수렴한 바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번 상향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사측의 제안에 "올해 초 지급된 PS 1650%+450만 원에도 못 미치는 상한선은 전 구성원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했다. 

또 노조는 임금 인상안이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실제로 하이닉스 노사는 지난 수차례 교섭에도 불구하고 기본급 인상률과 복지 개선 방안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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