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율 관세에 화물 수요·운임 동반 하락…FSC 수익성 흔들
LCC, 여객 운임 하락·사고 여파로 줄줄이 적자 전망
3분기 성수기 기대에도 외부 변수 따라 실적 회복 불투명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화물 운임 하락과 중·단거리 여객 경쟁 심화가 겹치며 항공업계 대부분이 2분기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대형항공사(FSC)는 관세 여파로 화물 수익이 줄었고, 저비용항공사(LCC)도 여객 운임 하락 속에 대부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항공업계는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를 가리지 않고 줄줄이 실적 후퇴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고율 관세 여파로 항공 화물 수요와 운임이 크게 줄어든 데다, 일본·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의 경쟁 격화로 여객 운임마저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 대한항공 항공기./사진=대한항공 제공

◆ 대한항공, 매출 감소에 화물 타격까지…영업익 6.9% 감소 전망

대한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한 3849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4조38억 원으로 0.5%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항공 화물 운임 지표인 발틱항공화물운임지수(BAI)는 지난달 넷째 주 기준 1998을 기록해 지난해 12월 대비 20% 넘게 하락했다.

별도 화물기를 운영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타격이 특히 두드러진다. 1분기에는 중국발 전자상거래 수요 확대로 두 회사 모두 화물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지만, 2분기 들어 고율 관세의 영향으로 운임과 물동량 모두 하락세로 전환됐다.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아직 별도 기준 컨센서스가 형성되지 않았지만, 일부 증권사에서는 흑자 전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31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아시아나는 올해 수익성이 높은 여객 노선 확대와 계절성 화물 수요 확보, 화물사업 감가상각비 감소 등으로 비용 구조가 개선되며 312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화물과 여객 모두 가격 중심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 구조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3분기 성수기 반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유가나 환율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실적 개선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 LCC, 단거리 경쟁 격화에 수익성 '직격탄'

LCC들은 중·단거리 노선 경쟁 격화에 따른 여객 운임 하락 여파로 대부분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2분기 영업손실 399억 원이 예상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 53억 원 손실에서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말 발생한 무안공항 사고 이후 운항 편수를 감축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은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전년 동기 215억 원에서 415억 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잇따라 취항한 유럽 노선의 수익성이 낮은 데다 근거리 노선에서도 가격 위주의 경쟁이 심화되며 수익성에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는 지난해 같은 기간 9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14억 원 규모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아시아나 자회사인 에어부산은 유일하게 흑자 전환이 예상되지만 70억 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61.3% 줄어든 실적이다. 올해 초 발생한 화재 사고로 기단 운영에 차질이 생긴 데다,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제선 여객 운임 하락이 LCC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IM증권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당 국제선 여객 운임은 전년 대비 5% 하락한 71원, 진에어는 83원으로 5% 감소했다. 업계는 3분기 성수기를 앞두고 실적 회복을 노리고 있지만 경쟁 구도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반등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