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대신 마른장마, 기록 경신 폭염에 “대비책 필요해”
조류경보제 대상 102곳 정수장 점검, 준비상태는 양호
8~9월 등장 태풍도 관건, 산불 여파로 침수경계 강화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올해 들어 한 때 기상청 등에서 긴 장마를 예측하는 등 비로 인한 재난 재해를 염두에 둔 상황에서 이제는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폭염과 함께 마른장마를 걱정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 기상청은 지난달 30일 정오를 기해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를 발효한다고 밝혔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마른장마는 장마철임에도 불구하고 강수량이 적거나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현상으로, 기후 변화로 인해 강수 패턴이 변형돼 과거와 다른 강수의 형태를 보이며 등장한 용어다.

기후 변화 등으로 장마라는 용어보다는 한국형 국지성 비 예보라 해야 할 정도로 기상 상황도 달라졌고 기온 변화도 생각보다 빨라 정확한 예측과 데이터 분석, 재해 대비 시스템 마련 등도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

기후나 재난 예측 전문가들도 예상과 달리 길어진 비 소식이 없어 다행이긴 하지만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가뭄에 따른 물부족 현상이 심화될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이들도 지난봄에는 길어질 장마에 대비해 각종 자료와 AI분석 시스템까지 갖추고 대비 인력까지 준비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비 보다는 오히려 마른장마를 걱정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현재까지는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8~9월 등장하는 태풍의 영향을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는 대형 산불로 인해 나무들이 불에 타 많이 소실되는 바람에 나무가 일부 비를 흡수하는 역할을 해주었던 것과 달리 토양으로 막바로 유입되면 침수와 유실이 커질 수 있다며 태풍으로 인한 직접적인 침수 또는 간접 영향권 내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때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7월 들어서자 연일 폭염이 지속되면서 조류 관리도 관건이 됐다.

이에 환경부는 여름철 녹조 발생에 대비해 전국 정수장의 녹조 대응 준비 실태를 사전 점검한 결과 녹조 대비 현황이 전반적으로 양호했다고 9일 밝혔다.

올해 5월 초부터 한 달간 지방환경청, 유역수도지원센터(한국수자원공사), 지자체 등과 합동으로 조류경보제를 운영하는 전국 102곳의 정수장을 대상으로 녹조 대응 준비 실태를 점검했다.

점검 결과, 이들 정수장은 취수원과 정수장 녹조 대응시설인 조류차단막 설치, 중염소·고도처리 설비 적정 운영 등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됐고, 분말활성탄 적정 비축량 확보, 비상 대응 체계 구축, 원수 및 정수에서 조류독소와 냄새물질 모니터링 지속 등 전반적인 준비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효정 환경부 물이용정책관은 “올해 여름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마른장마와 폭염으로 정수장 녹조 관리 여건은 더 어려울 전망”이라며 “정수장 운영자를 대상으로 모의훈련과 학술토론회를 통해 대응 역량을 높이고, 보다 강한 경각심으로 정수장 녹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점검대상 전체 정수장에서 비상연락망 정비, 비상대응망 구성 등 비상대응 체계도 구축된 것으로 확인됐다.

만일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에서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현장 확인을 거쳐 비상대책반을 소집하고 초등대응과 위기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 이후 문제가 있다면 국가 위기 경보 발령으로 이어지며 대응계획 추진과 용수공급 안정화 등을 진행하는 것이 매뉴얼이다. 

최근 이재명 정부는 재난·안전 대응에 대한 부분을 특별히 강조하는 기조로, 폭염 관련 대비도 그만큼 중요해졌다. 이날 오후 신임 금한승 환경부 차관도 첫 현장 점검으로 폭염 속 여름철 침수 대비 점검에 나서는 등 관리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낮 최고 기온 34℃를 웃도는 상황에서 빗물받이 청소·준설 작업 현장과 빗물펌프장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폭염 속 야외 작업환경이 열악해짐에 따라 열사병 예방 등 근로자 안전관리도 챙겨볼 예정이다. 

금 차관은 “연일 불볕더위가 이어지지만, 어제 서울에서는 기후변화의 여파로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는 등 언제든 짧은 시간에도 침수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 빗물펌프장부터 작은 빗물받이와 맨홀 하나하나까지 관리에 소홀함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