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이 '안철수 혁신위' 좌초로 촉발된 '인적 청산'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권영세·권성동 의원이 공개 반발한 데 이어 안철수 의원이 "두 분에 대해 조목조목 할 말이 있지만 삼가하고 있다"고 받아치면서다.
아울러 당권 도전을 선언한 조경태 의원을 비롯해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 등 당 내 의원들까지 각자의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안 의원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자신이 주장한 '인적 쇄신' 당사자로 지목된 권영세·권성동 의원이 반발한 데 대해 "조목조목 할 말은 있었지만 삼가고 있다"고 정조준했다.
안 의원은 "저는 단 한 번도 어떤 분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어쨌든 정치적인 책임을 진 분들이 거기에 대해서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권한의 크기와 책임의 크기는 비례하는 법 아니겠나. 그런 행동을 혁신위에서 먼저 보여줘야지 사람들이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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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7.7./사진=연합뉴스 |
당권주자인 조경태 의원이 안 의원의 혁신위원장 자진 사퇴를 비판한 데 대해서는 "세부적인 내용을 모르고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을 알았다면 당을 비판해야지 저를 비판하면 그것은 완전히 적반하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선언한 조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인적쇄신위원회를 당 상설기구로 구성하겠다"며 "(계엄 이후)한남동 관저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위해 집결했던 의원들이 무려 45명"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인적 청산의 대상은 45명 플러스 알파(+α)"라며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는 거의 정당 해체 수준의 혁신을 해야 한다. 광범위한 인적 쇄신으로 해체 수준의 쇄신을 하지 않으면 우리 당이 살아남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 때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국민들로부터 내란당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정당에서 탄핵 반대를 주도했던 분들이 단 한 사람도 사과하지 않는 이런 정당이 크게 혁신하지 않으면 우리 당에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 내 기득권으로 불리는 친윤(친윤석열) 세력들이 혁신을 막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인적 청산'이 왜 중요하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개혁을 이야기하고, 국민의 상식에 맞는 것을 이야기하려고 할 때 이것을 가로막는 세력들이 (당에) 있다고 느꼈다"며 "국회의원 한 번 더 연장하려고 하는 이러한 생각들이 팽배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 혁신위와 관련해선 "혁신위는 인적 청산과 쇄신을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총선까지 3년이 남은 상황에서 인적 청산과 쇄신을 말하면 그 청산 대상들이 똘똘 뭉쳐서 혁신위를 좌초 시키거나 공격할텐데, 지금은 시기적으로 청산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혁신의 출발은 대선 패배 책임자들 퇴출과 기득권 철폐이거늘 총선 참패하고도 백서 하나 못 낸 당이 그걸 해낼 수 있겠나"라며 "이길 수 있었던 대선도 사기 경선으로 날린 당이 무슨 혁신을 할 수 있겠나"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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