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가격 상승하자 5월 신규 가입자 20% 이상 급감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주택을 담보로 매월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 가입자 수가 지난달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4개월 만의 감소세인데,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너도 나도 집을 사는 '패닉바잉' 분위기 속에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더해지다보니, 국가에 주택을 맡기고 연금을 받는 대신 매매를 통한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심리가 더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9일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5월 주택연금 신규 가입건수는 1164건으로, 전달 1528건 대비 약 23.8% 급감했다. 최근 1년 간 실적을 놓고 보면 전달 대비 약 49.4% 급감한 올해 1월 762건에 이어 두 번째로 낙차 폭이 컸다. 한동안 감소세를 이어오던 주택연금 신규 가입은 지난해 12월 1507건까지 급증했다가, 올해 1월에는 다시 762건으로 반토막났다. 하지만 2월 979건, 3월 1360건, 4월 1528건 등 매달 증가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올해 5월부터 다시 정체기를 맞이한 모습이다.

   
▲ 주택을 담보로 매월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 가입자 수가 지난달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4개월 만의 감소세인데,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너도 나도 집을 사는 '패닉바잉' 분위기 속에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더해지다보니, 국가에 주택을 맡기고 연금을 받는 대신 매매를 통한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심리가 더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반면 주택연금 중도 해지는 4월 162건에서 5월 179건으로 약 10.5% 증가했다.

이처럼 주택연금 인기가 시들해진 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한 까닭이다. 주금공에 자신의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기보다, 민간시장에 집을 팔아 시세차익을 노리려는 수요가 커진 셈이다. 

주금공에 따르면 (일반형)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노년층 소유자가 주택을 주금공에 담보로 제공하며, 노후생활자금을 매월 수령하는 제도다. 연금을 수령하는 동안 담보로 잡힌 집에서 계속 주거하는 것도 가능하다. 

통상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할 때 주택연금 신규 가입은 줄어드는 경향을 띤다. 급작스럽게 주택연금 가입률이 떨어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패닉바잉 및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열풍으로 수도권 집값이 급등하면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까닭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연금은 통상 집값 하락기일 때 가입 수요가 꽤 있는데, 매월 정해진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 때문에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연금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위축된 것 같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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