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신상우호가 E-1 챔피언십 첫 경기에서 난적 중국과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대표팀(FIFA랭킹 21위)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1차전에서 중국(랭킹 17위)과 2-2로 비겼다. 

한국은 0-1로 끌려가던 전반 추가시간 장슬기(경주한수원)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후반 들어 다시 중국에 한 골을 내줬지만 경기 막판 지소연(시애틀레인)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져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 지소연(가운데)이 경기 막판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후 장슬기(오른쪽)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1무로 대회를 시작한 한국은 1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일본과 2차전,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대만과 3차전을 치른다.

이날 앞서 열린 일본-대만의 1차전에서는 일본이 4-0 완승을 챙겼다.

E-1 챔피언십은 EAFF가 주관하는 국제축구대회로 남자부는 2003년부터, 여자부는 2005년부터 시작돼 격년 개최를 원칙으로 열리고 있다. 한국, 일본, 중국이 번갈아 개최한다. 여자부에서 한국은 처음 신설된 2005년 대회에서 초대 우승팀이 됐으나 이후 정상에 오른 적이 없어 이번에 20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가장 최근 열린 2022년 대회에서는 한국이 3위를 기록했다.

신상우 감독은 4-2-3-1 포메이션으로 중국을 상대했다. 전유경(몰데FK)이 최전방에 배치됐고  문은주(화천KSPO)-지소연(시애틀레인)-강채림(수원FC)이 2선에서 지원사격에 나섰다. 3선은 정민영(서울시청)과 ‘캡틴’ 이금민(버밍엄시티), 포백은 장슬기(경주한수원)-노진영(문경상무)-고유진(인천현대제철)-김혜리(우한 징다)로 구성했다. 골문은 김민정(인천현대제철)이 지켰다.

전반 15분 중국이 중거리포 한 방으로 균형을 깼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김혜리가 머리로 걷어냈다. 흘러나온 볼을 야오웨이가 잡아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리드를 뺏겼지만 한국은 위축되지 않고 반격에 나서 중국의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18분 프리킥 찬스에서 지소연이 예리한 슛을 쐈으나 골대 위로 살짝 벗어났다. 2분 뒤에는 전유경이 지소연과 패스플레이를 통해 1대1 찬스를 엮어 슈팅까지 했지만 중국 수비가 걷어냈다.

한국에 부상 악재가 발생했다. 전유경이 슈팅 후 착지하던 중 고통을 호소하며 전반 23분 김민지(서울시청)와 교체됐다. 김민지의 A매치 데뷔 출전이었다.

갑작스러운 선수 교체에도 한국의 공세는 계속됐다. 그리고 장슬기가 해결사로 나섰다. 전반 추가시간 왼쪽에 있던 문은주가 어느새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돌파한 뒤 크로스를 올렸다. 중국 골키퍼가 쳐낸 볼을 장슬기가 왼발슛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뽑아냈다. 지난해 4월 필리핀과 친선전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터진 장슬기의 A매치 득점이었다.

   
▲ 장슬기(왼쪽)가 1-1 동점을 만드는 골을 넣은 후 강채림과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1-1로 맞서며 맞은 후반, 중국이 다시 리드를 잡았다. 후반 22분 중국의 코너킥이 차단됐으나 천차오주가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아 재차 크로스를 올렸다. 가까운 쪽에 있던 야오웨이가 머리로 방향을 돌려놓자 샤오즈친이 골로 마무리했다.

다시 추격자가 된 한국은 압박을 늦추지 않으면서 기회를 노렸다. 후반 27분 김민지가 상대 골키퍼의 애매한 패스를 뺏어 슈팅한 볼이 수비 맞고 굴절돼 골문을 조금 벗어났다.  

만회골이 나오지 않자 후반 36분 강채림 대신 추효주(오타와 래피드)가 들어갔고, 이금민이 빠지고 케이시 페어(엔젤시티)까지 투입됐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한국이 결국 골을 뽑아냈다. 지소연이 해냈다. 경기 종료 직전 지소연이 꽤 먼 거리에서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슈팅을 때려 동점골을 작렬시켰다. 절실할 때 터져나온 지소연의 E-1 챔피언십 통산 5번째 골이 한국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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