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전·현 유럽 챔피언간 맞대결에서 현 챔피언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이 전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완파했다. 경기 막판 교체 출전해 PSG의 결승행에 힘을 보탠 이강인은 또 한 번 우승컵을 들어올릴 기회를 맞았다.

PSG는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드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준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4-0 대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 골을 넣고 환호하는 뎀벨레. PSG가 레알마드리드를 4-0으로 대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사진=파리생제르맹 홈페이지


우승 상금 4000만 달러(약 550억원)가 걸린 결승전에서는 PSG와 첼시(잉글랜드)가 격돌한다. 첼시는 전날 열린 준결승에서 플루미넨시(브라질)를 2-0으로 꺾었다. 대망의 결승전은 오는 14일 오전 4시 펼쳐진다.

이날 두 팀간 준결승은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여겨졌다. 두 팀 모두 스타 군단으로 강력한 전력을 갖춰 우승 후보로 꼽혔다. 특히 PSG는 이번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고,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2023~2024시즌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전·현 유럽 챔피언이 자존심을 걸고 맞붙었다.

또한 이 경기는 '음바페 더비'로도 불렸다. 세계 정상급 골잡이 킬리안 음바페는 7년간 활약했던 PSG를 떠나 1년 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음바페는 선발 출전해 친정팀 골문을 겨냥했지만 한 골도 넣지 못했고, 현 소속팀의 완패도 막지 못했다.

선발 제외돼 벤치에서 대기하던 이강인은 팀이 3-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35분 교체 투입됐다. 그리고 곤살로 하무스의 마무리 쐐기골에 출발점이 되는 역할을 하며 팀의 대승을 거들었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한 경기와 16강전에 교체 출전한 데 이어 이날 준결승까지 3차례 교체로만 뛰었다. 조별리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전에서는 페널티킥으로 골을 넣어 이번 대회 1골을 기록하고 있다.

두 팀 모두 정예 멤버들을 선발로 내세웠다. PSG는 우스만 뎀벨레, 데지레 두에,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 스리톱에 중원은 주앙 네베스, 비티냐, 파비안 루이스가 배치됐다. 아슈라프 하키미, 마르퀴뇨스, 루카스 베랄두, 누노 멘데스가 포백을 꾸렸고 골문은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지켰다.

레알 마드리드는 곤살로 가르시아, 킬리안 음바페를 투톱으로 내세우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오렐리앙 추아메니, 주드 벨링엄, 아르다 귈러가 2선에 포진했다. 포백은 프란체스코 가르시아, 라울 아센시오, 안토니오 뤼디거, 페데리코 발베르데로 구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티보 쿠르투아가 꼈다.

팽팽한 접전이 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경기 초반부터 PSG가 매섭게 몰아붙였고 일찍 리드를 잡았다. 전반 6분 뎀벨레가 압박하며 가로챈 볼이 루이스에게 연결됐고, 루이스가 문전에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 2골을 넣는 활약을 펼치며 PSG의 대승을 이끈 루이스(왼쪽). /사진=파리생제르맹 홈페이지


기선제압으로 기세가 오른 PSG는 불과 3분 뒤인 전반 9분 추가골을 넣었다. 이번에도 뎀벨레가 압박을 통해 뤼디거가 헛발질한 볼을 따내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놓치지 않고 골을 터뜨렸다.

두 골을 내리 얻어맞은 레알 마드리드는 다급해졌다. 음바페를 중심으로 반격을 시도했으나 PSG의 수비는 쉽게 골문 쪽으로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PSG가 공세를 이어갔고 전반 24분에는 세번째  골까지 터져나왔다. 하키미가 뒷공간을 파고든 후 내준 땅볼 크로스를 루이스가 골로 마무리했다. 루이스의 멀티골로 PSG는 3-0으로 달아났다.

이후에도 PSG는 크바라츠헬리아가 연이어 슛을 쏘는 등 공격의 고삐를 계속 당겼다. 전반은 PSG가 세 골 차로 앞서며 끝났는데, PSG가 유효슈팅 7개로 3골을 뽑아낸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유효슈팅이 단 1개에 그쳤다.

후반 들어 레알이 맹반격을 펼쳐 음바페, 비니시우스의 슛으로 추격골을 노렸다. 그러자 PSG는 적절한 타이밍에 선수 교체를 하며 흐름을 끊었다. 후반 14분 뎀벨레, 크바라츠헬리아를 불러들이고 곤살루 하무스,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투입했다.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자 레알 마드리드도 후반 19분 루카 모드리치 등 3명을 교체 투입해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다. 이에 PSG는 후반 20분 워렌 자이르-에메리, 세니 마욜루를 추가로 교체 투입했다.

레알 마드리드에게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발베르데와 가르시아의 슛이 골문을 외면하는 등 결정력이 떨어졌다.

   
▲ 교체 출전해 PSG의 결승 진출에 힘을 보탠 이강인. /사진=파리 생제르맹 SNS


이강인이 후반 35분 멘데스 대신 들어가 준결승 무대를 밟았다. 교체 투입된 이강인이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쐐기골을 이끌어냈다. 

후반 42분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하키미에게 환상적인 로빙 패스를 찔러줘 역습이 이뤄졌다. 하키미가 측면 돌파 후 올린 크로스가 바르콜라를 거쳐 하무스에게 연결됐다. 하무스가 문전에서 밀어넣었다. 4-0을 만들면서 PSG는 레알 마드리드의 항복 선언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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