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가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폴드블 신작 '갤럭시Z 7 시리즈'를 발표한 가운데 모바일 AI 대중화에 앞장선다. 특히 올해는 4억 대 이상 갤럭시 기기에 제미나이 기반 갤럭시 AI를 탑재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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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노태문 사장이 '삼성 갤럭시 언팩 2025' 행사 직후 국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9일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노 사장은 "지난해 2억 대 기기에 갤럭시 AI를 탑재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올해는 그 두 배인 4억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노 사장은 "갤럭시 AI는 고객 일상에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유용한 기능들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며 "앞으로 갤럭시 AI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갤럭시 생태계 전체를 연결하고 확장하는 핵심 플랫폼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드웨어에 AI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자연스러운 멀티모달 경험, 기기간의 유기적 연결성, 개인화된AI 경험과 철저한 보안은 삼성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보적인 가치"라며 "앞으로의 10년 그 이후까지도 AI 혁신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며 모두를 위한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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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듀갈 그린하우스(Duggal Greenhouse)에서 개최된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5'에서 관람객이 '갤럭시 Z 플립7'을 체험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
◆ '폼팩터 혁신' 폴더블 초슬림화 시대...내구성·휴대성도 높여
신제품 두 모델은 전작 대비 얇아졌지만 화면은 키우고 내구성은 높인게 특징이다. 특히 폴더블 스마트폰이 갤럭시 브랜드 시그니처 제품으로 자리한 만큼 초고밀도 부품 실장 기술 등 많은 기술력을 담아냈다. 두 제품 모두 최대 단점으로 꼽혔던 내구성도 개선했다. 관절 역할을 하는 부분에 '아머 플렉스 힌지' 신기술을 적용해 외부 충격을 균일하게 분산시키고 내구성을 높였다.
Z폴드7 두께는 접었을 때 8.9㎜, 펼쳤을 때 4.2㎜로 전작(12.1㎜·5.6㎜)보다 25% 가량 얇다. 실제 갤럭시 S25 울트라와 비슷한 수준이다. 무게는 239g에서 215g으로 전작보다 10% 더 가벼워졌다. 이는 갤럭시 S25 울트라(218g)보다 가볍기도 하고, 커피 전문점의 커피 한잔보다 가벼운 무게다.
갤럭시Z 플립7은 전면에 한층 넓어진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전면 디스플레이는 10.4mm로, 전작 보다 1.25mm 넓어졌다. 메인 디스플레이 크기 역시 170.3mm에서 174.1mm로 키웠다. 두께는 13.7mm로, 전작 대비 1.2mm 얇아졌다. 배터리 용량도 전작(4000mAh) 대비 약 7.5% 증가한 4300mAh를 탑재했다.
또 삼성전자의 3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에서 생산된 자체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2500이 결합됐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는 모든 측면에서 봤을 때 NPU와 AI 성능 등 전작 대비 모든 성능이 향상되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신작 플립에는 폴드에서만 사용이 가능했던 '덱스'가 적용됐다. 이는 대형 모니터나 키보드를 연결하면 스마트폰을 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카메라 성능도 대폭 향상됐다. 폴드에는 폴더블 최초로 2억 화소 광각 카메라가 탑재됐다. 특히 AI 기반 '프로비주얼 엔진'을 장책해 전문가급 촬영은 물론 어두운 환경에서도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플립은 5000만 화소 메인 카메라가 장착됐으며,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와 함께 10비트 HDR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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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갤럭시 Z7 폴드(왼쪽)와 플립(오른쪽)./사진=김견희 기자 |
◆ 폴더블 보급형 내놓은 삼성, 대중화 앞장선다
폴더블 폰은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 내 소수에 불과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은 2024년 전년 대비 2.9% 증가에 그쳤고, 2025년에는 약 4% 감소가 예상된다. 유럽 시장에서는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에 그쳤으며, 전체 스마트폰의 1.5% 수준에 불과했다.
이 같은 정체는 침체기가 아닌 애플 폴더블 진입에 대비한 시장 재편 과정이라고 시장에선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하면, 2026년 이후 폴더블 출하량이 2025년 대비 1.5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폴더블 폰은 이제 틈새 전략이 아닌 대중화 시험대에 올랐다는 시장의 평가가 우세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 플립 FE'를 비롯해 중국 제조사 모두 다양한 가격대와 폼팩터를 내놓으면서 이미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추는 단계에 들어섰다.
미국 기업도 폴더블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구글은 이미 '픽셀 폴드'를 판매 중이며 애플도 내년 하반기 폴더블 아이폰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구상 중인 폴더블 아이폰은 접었을 때 5.7인치, 펼쳤을 때 8인치 대화면에 두께 약 9mm 이하로 예상된다. 해당 시장에 애플이 본격 참전하면 프리미엄 시장 구도가 크게 바뀔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이번 갤럭시 Z7 시리즈를 통해 갤럭시 AI를 적용한 폴더블 폰의 기술 우위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보급형 갤럭시 Z 플립 FE를 투입해 대중화 선도에도 나섰다. 스마트한 폴더블 보급형 제품 출시로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시장 성장 둔화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시장 환경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향후 애플의 시장 진입, 화웨이 등 주요 경쟁자들 가운데 소비자가 삼성전자의 폴더블 폰을 선택할 만큼, 지속 가능한 혁신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삼성전자의 새로운 과제로 남았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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