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건설업계가 시장 침체 장기화를 돌파하기 위한 해법으로 스타트업을 주목하며 잇단 협업에 나서고 있다. 혁신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디지털 전환 등 중장기 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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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업계가 스타트업과의 협력에 나서고 있다./사진=뤼튼 제작 |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2025 현대건설 x Seoul Startup Open Innovation' 공모전을 통해 총 12개 스타트업을 선정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 공모전은 서울경제진흥원과 공동 주관하며,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현장 생산성 향상,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종 선발된 스타트업들은 약 4개월간 현대건설의 현업 부서와 함께 협업을 진행한다. 실증 결과에 따라 기술 적용, 상품 개발, 구매 계약, 투자 검토 등 다양한 후속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DL이앤씨도 서울경제진흥원과 오픈이노베이션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스마트 건설기술, 탄소중립, 친환경 에너지, 생산성 향상 등 5개 분야를 중심으로 실제 현장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선별, 기술검증을 진행한다. DL이앤씨는 AR(증강현실) 스마트글래스를 활용한 실시간 위험요소 파악 등 안전 관리 기술과 수소 생산 같은 친환경 분야에서도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4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챌린지 2025'를 열었다. 롯데월드, 롯데웰푸드, 롯데백화점 등 그룹 계열사와 함께 유망 스타트업을 선발해 대기업과의 협업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 검증을 거쳐 향후 사업 제휴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후속 지원도 병행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2025 FutureScape' 공모를 통해 혁신 스타트업을 모집했다. 이번 모집은 협업을 기반으로 PoC 를 진행하는 실증 트랙과 밸류업을 지원하는 미래 트랙 등 두가지로 구분됐다. 선발 기업은 사업모델 검증, 공동 기술개발, 사업 협력, 최대 4500만 원의 사업화 지원금 등 다양한 연계 혜택을 받는다. 삼성물산은 지난해에도 플랫폼 기반 스타트업 6곳과 함께 래미안 단지를 활용한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밖에 호반건설과 GS건설은 벤처캐피털(CVC)로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호반건설의 CVC인 플랜에이치벤처스가 투자한 스마트필름 제조회사 '디폰'은 플랜에이치벤처스 투자 이후 2023년 124억원의 후속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GS건설의 CVC인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도 지난해 투자기반 동반성장 프로그램 'Camp XPLOR'을 통해 5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처럼 주요 건설사들이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에 적극 나서는 배경에는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 압력이 자리하고 있다. 인구 감소와 고금리에 따른 주택 수요 위축, 강화되는 환경 규제와 디지털 기술 확산 등으로 전통적인 시공 중심 사업모델은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술을 주로 내부에서 개발해왔지만, 이제는 스타트업과 함께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드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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