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선 오는 8월과 10월 인하 전망 엇갈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 수준에서 동결했다.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필요성에 제기되고 있지만,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고려해 숨 고르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선 추가 금리인하 시기를 놓고 '8월 인하' 전망과 '10월 인하' 전망이 엇갈린 의견을 보이고 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11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전날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50%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연 4.25~4.50%)과의 금리격차도 2.0%포인트(p)로 유지됐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p 인하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과 관련해 "물가가 안정적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당분간 낮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무역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고, 최관 강화된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작년 8월보다 빠르다"고 평가하며 "수도권 주택 가격상승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대심리를 안정시키고 가계부채를 관하는 게 중요한 정책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고강도 대출규제를 내놓은 상황에서 금리를 섣불리 내릴 경우 집값 상승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3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달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이 가격 상승세와 거래량 모두 지난해 8월 수준을 넘어서는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가계대출은 주택시장 과열의 영향으로 8~9월 중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가 주택가격 상승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추가 인하시기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의 대출 규제 효과 및 추가경정예산 집행 상황, 이달 말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등을 지켜보며 향후 금리인하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3개월 내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금융통화위원 6명 중 4명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시장에선 8월 인하 전망과 10월 인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 금통위가 올 하반기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점에선 이견이 없으나, 인하 시점을 둘러싼 시각차가 뚜렷하다. 8월 인하 전망에는 내수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한데 다 미국의 관세 여파가 우려되는 만큼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10월 인하 전망에는 정부의 대출 규제 등 부동산 시장 및 가계 부채 진정세를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인하 시점이 10월로 미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저성장 기조를 고려해 8월 인하를 포함해 연말까지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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