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한국과 일본은 급속한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치달으면서 인구소멸이라는 위기에 직면한 닮은꼴 나라이다. 다만 일본은 버블 붕괴 이후 약 30년간의 위기극복을 위해 노력해왔으면 서서히 그 결실을 맺고 있다. 한국이 직면한 문제는 일본에 있어서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리고 일본이 걸어온 길은 한국에게 중요한 길라잡이로서 교훈을 삼을 만하다.
일본 경제는 2015년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특히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회사들의 실적 및 주가가 우상향 추세를 보이는 중이다. 버블 붕괴 이후 저출산 고령화까지 겹치면서 큰 타격을 받은 일본 경제가 30년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떻게 위기를 벗어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을까? 한국 금융업계의 대표 싱크탱크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이런 일본 경제의 현황을 금융회사의 관점에서 실증적으로 접근했다. 단순한 사례 분석을 넘어서 일본으로 직접 건너가 면담을 진행하면서 시사점을 찾아냈다. 그 결과를 모아낸 책이 바로 '일본 경제 대전환'이다.
책은 저출산 고령화를 넘어 인구소멸의 위기까지 겪고 있는 우리가 나아갈 방향 모색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일본 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일본 경제의 전반을 분석하고 있다. 먼저 저출산 고령화로 시작된 자산관리 패러다임의 변화부터 거시경제의 측면에서 바라본 일본 경제 부활의 동인, 인구변화가 부른 기업문화의 혁신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일본 정부가 어떻게 저출산 고령화에 대비하는 자산관리 정책을 마련했으며, 금융회사들은 이를 어떻게 구체화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연공서열 문화를 버리고 성과주의로 바뀌는 기업에서부터, 주4일 근무제를 적극 도입해 근무시간을 줄이라는 정부까지 우리의 기존 관념을 깨는 일본 기업문화의 변화도 보여준다.
일본 3대 메가뱅크의 글로벌 수익 비중이 전체 수익의 50%에 이를 정도로 글로벌화에 적극적인 금융그룹들의 이야기부터 오래된 도시의 개발로 변화를 주도하는 일본 부동산 시장과 부동산 신탁회사들을 분석한다.
또한 전 세계적인 이슈인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단계적으로 구분해 ‘전환금융’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디지털 후진국 일본이라는 오명을 벗고 아시아의 유망 핀테크업체들에 적극 투자하는 등 디지털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도 보여준다.
책은 총2부 7장으로 구성됐다. 제1부 '노인의 나라, 그들이 사는 법'에서는 3장으로 나누어 고령화가 바꾼 자산관리 패러다임, 꿈틀대는 일본 경제, 인구변화가 부른 기업문화 혁신을 주제로 인구변화에 따른 자산관리 및 기업문화 변화, 일본 경제 부활의 동인을 살펴본다.
2부에서는 '달라진 일본, 멈춰 선 한국'이라는 주제로 '일본경제의 핏줄, 금융회사의 부활', '장기불황을 넘는 기업금융의 힘', '일본이 던진 새 어젠다, 전환금융', '메가뱅크의 디지털 반격'을 다뤘다.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해 부활에 성공한 일본 메가뱅크, 투자 중심으로 탈바꿈한 부동산 시장, 전환금융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일본의 역동성을 조명한다.
집필자들은 "일본은 '미리 가본 우리의 미래'였다며 정부가 주도하고 기업과 금융, 가계가 적극적으로 만들어가는 일본의 변화와 혁신은 바로 지금 한국에서도 필요하다는 것"이며 "그것도 시급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절실하게 느꼈다"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단순한 벤치마킹이 아니라 우리 환경에 맞는 혁신적·전략적 선택이어야 함은 당연하다"고 조언한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는"'일본 경제 대전환'은 단순한 일본 사례의 나열이 아닌 우리 경제주체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해답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 책이 한국경제와 금융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현장 중심의 조사를 통해 얻은 생생한 인사이트가 담겨 있어, 한국 경제 성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추천사를 통해 전했다. 김주현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시급한 변화와 혁신을 고민하는 한국 금융산업과 기업 그리고 정부에게 실질적 통찰을 제공해주는 필독서", 이항용 금융연구원 원장은 "심각한 인구구조 변화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들려주는 일본의 경험은 한국의 금융회사와 정책당국에게 소중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보탰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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