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21일 “사법의 정치화, 정치의 사법화에 대한 국민 우려를 깊이 의식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장으로 임명된다면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헌법재판소장 후보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모두발언에서 “30여 년 법관 생활에서 성실과 경청, 숙고를 기본으로 삼았다”며 “헌재소장직이 과분한 영예이지만 국민과 위원들의 검증 앞에 무겁고 두려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 이념이 아닌 헌법 가치 실현에 충실하고, 국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판단을 내리겠다”며 “헌재소장이 된다면 낮은 자세로 다양한 시선과 목소리를 듣고 헌법 가치 실현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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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21./사진=연합뉴스 |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이재명 대통령 ‘보은 인사’ 의혹과 재건축 부동산 매매 이력을 집중 제기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아주 재테크의 달인이다. 반포 일대 재건축 아파트를 선별 투자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재건축 정보를 의도적으로 취득한 것은 아니다. 또한 장인·장모에게 2억 원을 빌려 취득했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고 송금자료와 이자 지급 내역도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과거 여고생 제자를 성폭행 한 교사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결을 언급하며 “법관의 양심이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성인지 감수성이 매우 부족했던 판결이었다는 점 인정한다”고 밝혔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을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 의견 낸 점이 헌재소장 발탁 배경 아니냐”며 보은 인사를 의심했다. 김 후보자는 “오직 법리적 판단에 근거했을 뿐이다”라며 “그 우려가 기우가 되도록 헌재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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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21./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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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헌재는 정치적 사법기관이지만 대통령이 다수 재판관을 선임할 수 있는 구조가 사법의 정치화를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재판 소원제 도입 등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헌재의 공정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헌법 전문에 5·18 광주민주화운동, 동학농민운동 정신을 포함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김 후보자는 “5·18은 4·19와 연장선의 역사적 사건으로 국민 공감대가 있다면 헌법 전문에 포함할 수 있다”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되,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는 보도는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
박지혜 민주당 의원이 12·3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범죄자 사면 제한에 대한 입장을 묻자 김 후보자는 “헌재가 내린 결정의 의미를 존중하며 사면 제한 역시 국회 논의가 합리적이라면 위헌 소지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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