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요금, 3년 사이 73.2% 상승
전기 사용 많은 철강업계도 원가 부담 ↑
에너지 효율화 작업·자가발전 비중 확대로 대응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철강업계가 전기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에너지 절감 전략을 추진 중이다.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확대하고, 설비 효율을 개선해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요금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도 에너지 절감을 추진해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포스코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사진=포스코 제공


◆전기요금 상승에 원가 부담 확대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분기 1kWh당 105.5원이었던 대용량 산업용 전기요금은 현재 ㎾h당 182.7원으로 73.2%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h당 165.8원에서 10.2% 인상했다. 

철강업계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원가 부담이 커진 상태다. 철강업계는 석탄을 활용해 철광석을 녹이는 고로를 통해서도 쇳물을 생산하지만, 철스크랩(고철)을 전기로에서 녹여서도 제품을 만든다. 전기로에서는 전기를 통해 쇳물을 생산하기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이 곧바로 생산비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 무거운 철강제품을 운송하거나 가공하는 과정에서도 전력 사용량이 많아 전체 생산 공정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통상 철강업계는 전기료가 1㎾h당 1원이 인상되면 연간 원가 부담이 200억 원 증가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업계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자체 전력을 생산하는 방법으로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먼저 포스코는 철강 생산 공정 중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활용해 지난해 제철소 사용 전력의 85.5%를 자체적으로 생산했다. 또 지난해 광양 포스코 풀필먼트센터 지붕에 1.4MW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전력을 자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연소 자동화 시스템, 연료 제어 모델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모델 자동 튜닝 시스템’ 등을 도입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난해 132억 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했다. 이는 목표치였던 120억 원을 뛰어넘은 수치다. 올해는 에너지 비용 절감 목표를 153억 원으로 설정했다. 

동국제강도 인천공장 전기로 예열 향상, 에너지 절감형 에어 컴프레셔 도입, 고효율 설비 교체 등을 통해 약 10GWh(기가와트시) 전력 절감 효과를 거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 생산 공정에서 대량의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요금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가정용 전기요금에 비해 산업용 전기요금이 더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는 점은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말했다. 

   
▲ 동국제강 포항공장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자가발전 설비./사진=동국제강 제공


◆앞으로도 투자 확대…“탄소중립 실현까지”

철강업계는 추가 전기요금 인상이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에 투자를 늘려 전기료 부담 완화에 나설 방침이다.

포스코는 에너지 관리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사용 패턴을 분석해 효율적인 에너지 활용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 6000㎡ 이상 신설 공장 투자 시에는 지붕 태양광 설치 검토 절차를 규정화해 신재생에너지 활용 확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도 코크스 건식소화설비(CDQ) 건설 투자에 나섰다. CDQ는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고압의 증기를 생성하고 이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설비로 자체 전력 비중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속적인 CDQ 투자를 통해 증기 생산 설비 3기와 전력 생산 설비 3기를 갖출 예정이다. 

동국제강도 태양광 자가 발전과 폐열 발전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는 포항공장 지붕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운영 중인데 향후에는 다른 공장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또 폐열 발전은 철강 생산 공정 중 발생하는 열을 활용해 발전하는 친환경 자가발전 방식으로 에너지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을 낮추는 것은 물론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도 투자는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업황이 부진한 상황이지만 각사별로 탄소중립 실행 계획에 맞춰 투자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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