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마련…22일 찬반투표
과반 찬성 시 협상 타결…하반기 안정 조업 기대
업계 내에서도 노조 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 나와
[미디어펜=박준모 기자]HD현대중공업이 올해 임금협상에서 이례적으로 빠르게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노사 갈등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내에서는 노조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빠르게 임급협상에 종지부를 찍고 안정적인 생산에 힘을 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사진=HD현대 제공


◆임급협상 가결 시 파업 리스크 해소

2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3만3000원(호봉승급분 3만5000원 포함), 격려금 520만 원, 특별 인센티브(약정임금의 100%), 성과급 지급, 8월 특별휴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번 찬반투표에서 조합원이 과반이 찬성하면 올해 임금협상은 마무리된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번 임금협상이 타결되면 파업 리스크를 조기에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조는 임금협상에서 사측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파업을 활용하는데 올해도 지난 11일을 시작으로 총 네 차례에 걸쳐 부분파업을 강행했다. 

특히 파업 리스크는 조선업 호황에서 회사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일감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속도를 내야 하는데 노조의 파업은 생산 차질과 공정 지연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지난해에도 노조는 24차례 부분파업을 벌였으며, 노사 간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그동안 임금협상이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파업 가능성이 상존해 경영 불확실성을 키워왔다. 하지만 올해는 여름 휴가 전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며, 찬성으로 통과될 경우 하반기에는 수주 확보와 납기 안정화에 집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노조 내부에서도 찬반투표 결과를 반반으로 보고 있다”며 “아직 섣부르게 찬반 투표 결과는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조, 책임 있는 결정으로 응답해야”

이에 조선업계 내에서는 노조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빠르게 찬성 의사를 표명해 임금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생산 안정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잠정합의안을 보면 조합원 1인당 평균 지급액은 2700만 원으로 추산된다. HD현대중공업 단체교섭 이래 최고액이자 올해 국내 조선업계 중에서도 최고 수준인 만큼 노조 입장에서도 반대하기 어려운 조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또 글로벌 선박 발주가 줄어든 상황에서 수주에 집중하기 위해서도 노조의 협력은 필수다. 해외 고객사들은 선박을 발주할 때 노사의 안정성도 중요하게 여기는데 임금협상 조기 타결은 기업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647척으로 전년 동기 1788척 대비 63.8% 급감했다. 또 중국 조선사들이 점유율 52%를 기록했기 때문에 노사가 소모적인 갈등을 피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 노사가 7월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노사가 앞으로 협력적 관계를 위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사측에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제시안을 보여준 만큼 노조에서도 책임 있는 결정으로 응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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