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조선업계가 해외 생산거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HD현대는 모로코, 인도에서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 역시 미국 필리 조선소를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을 추진 중이다. 국내 조선소는 3년치 이상의 일감이 꽉 차 있는 만큼 해외 생산거점은 신규 수주를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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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오션이 건조한 LNG 운반선./사진=한화오션 제공 |
2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모로코 카사블랑카 조선소 운영권 입찰 참여를 놓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에 성공할 경우 30년 동안 해당 조선소의 운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카사블랑카 조선소는 아프리카 최대 규모인 21만㎡ 규모로 조성 중인데, 모로코가 선박 건조 경험이 부족한 만큼 조선소 운영을 해외 유력 조선사에 위탁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입찰은 HD현대중공업에도 아프리카에 새로운 생산거점을 확보한다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로코가 2040년까지 상선 100척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현지에서 추가 수주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리적으로 유럽과 가깝다는 이점을 살려 유럽 일감 확보도 가능할 전망이다.
HD현대는 인도에도 생산거점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도 최대 국영 조선소인 코친조선소와 ‘조선 분야 장기 협력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기술 협력에 나선다. 특히 이번 MOU로 선박 수주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정부에서도 해양 산업 육성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인도 조선소와의 협력은 현지 수주 능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은 이미 필리핀과 베트남에서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페루, 미국 등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영역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을 통해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역시 해외 생산거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필리 조선소 인수를 통해 북미 생산거점을 확보한 상태다.
최근에는 한화필리십야드(필리 조선소 미국명)가 3480억 원 규모의 LNG 운반선 건조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화그룹에 들어온 뒤 첫 수주라는 성과를 올렸다.
앞으로 필리 조선소에 스마트 시스템 도입, 기술 이전 등을 통해 생산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수주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 차원에서 추가로 생산 거점 확보도 추진 중이다. 호주의 방산 조선사인 오스탈 지분을 9.9%를 확보한 가운데 추가로 지분을 확대해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오스탈은 호주는 물론 미국 앨라배마와 샌디에이고에도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필리 조선소와의 시너지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국내 조선업체들이 해외 생산거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추가 일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미 국내 조선소에서는 3년치가 넘는 일감을 확보하면서 추가 수주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해외 생산거점을 활용하게 되면 추가로 수주에 나설 수 있다. 또 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어 지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해외 생산거점 확보를 위한 움직임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조선업체들은 이미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해외 생산거점만 확보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단단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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