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OK금융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협상이 결렬되면서 저축은행 시장 재편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상인그룹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OK금융과의 상상인저축은행 매각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OK금융은 당초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로 1082억원을, 상상인저축은행은 1100억원을 제시했다. 최초 협상가인 1200억원에서 가격 차가 좁혀지자 주식매매계약(SPA) 직전 단계까지 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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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사진=OK금융그룹 |
그러나 고용승계 등 세부적인 사안에서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결국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상인저축은행이 OK금융 외에 다른 사모펀드 등 인수 후보들과도 물밑에서 매각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OK금융은 지난해 말 상상인저축은행 실사를 마치고 최근까지 약 7개월간 가격 협상을 벌여왔다.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는 2019년 불법 대출 혐의로 직무정지 3개월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에 금융위는 대주주 적격성을 문제 삼아 2023년 10월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지분을 90% 이상 매각(주식처분명령)하라고 명령했다.
또 상상인저축은행은 재무건전성 악화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바 있다.
페퍼저축은행 인수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OK금융은 페퍼저축은행 인수가로 2000억원대 초반의 가격을 제시했으나 페퍼그룹이 원하는 매각가와는 차이가 커 협상에 난항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서며 10여년 간 정체 상태를 유지하던 저축은행 시장의 재편을 꾀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저축은행 인수·합병(M&A) 규제를 완화해 인수합병 조건 중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기준을 기존 9% 이하에서 11% 이하인 곳으로 범위를 넓혔다.
시장 자율 구조조정을 유도해 부실 리스크를 흡수하고, 과거와 같은 동시다발적 영업정지 사태를 막겠다는 취지다.
지난 4월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인수를 확정지으며 저축은행 시장 재편에 시동을 걸기도 했다. 그러나 OK금융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 무산되며 재편 기대감이 꺾였다.
OK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자산규모와 영업권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두 저축은행을 흡수하면 OK저축은행은 자산규모는 18조7000억원으로 뛰어 SBI저축은행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었다. OK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산은 13조6612억원, SBI저축은행은 13조4073억원이다.
또 OK금융은 경기·인천 영업권을 가진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영업권 확대를 노려왔다. OK저축은행은 서울·충청·호남 지역의 영업권을 확보하고 있다.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저축은행은 수도권 2개, 비수도권 4개 등 총 6개 권역으로 영업 구역이 제한된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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