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용현 기자]국내 특수강 시장의 양대 축인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중국산 특수강 봉강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공식 요청하며, 산업 주권 수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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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아베스틸지주 CI./사진=세아베스틸지주 |
양사는 중국산 제품의 급격한 수입 증가와 이에 따른 저가 공세로 인해 국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훼손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소재 주권 확보 차원의 강도 높은 조치를 단행했다고 4일 밝혔다.
실제로 국내 특수강 봉강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지난해 전체 수입량 75만 톤 가운데 92%에 해당하는 67만 톤이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45만 톤 수준에서 2년 사이 50% 이상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중국산 봉강의 톤당 평균 단가는 24% 하락해 국내 시장에서의 가격 왜곡 현상도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제품의 공세는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에 직격탄을 날렸다. 세아창원특수강의 경우 2022년 1257억 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114억 원으로 91% 가까이 급감했다. 업계는 이를 중국산 저가 제품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발생한 구조적 손실로 보고 있다.
특수강 봉강은 고강도·경량화가 필요한 전략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로 자동차, 항공, 방산, 원자력발전 등 국가 중추 산업의 품질과 직결된다. 그러나 중국산 저가 봉강은 품질 이력 관리가 불투명하고, 불순물 함량 및 조직 균일성 등에서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중소 협력사의 검사 역량으로는 품질 리스크를 걸러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아베스틸지주 관계자는 “미국, 유럽, 인도 등 주요 국가도 중국산 특수강에 대해 적극적으로 규제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 역시 국내 산업의 기반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반덤핑 제소는 단순한 기업 보호가 아니라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도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아베스틸지주는 최근 탄소중립 경영 강화 차원에서 국제표준인 ISO 14067 탄소발자국 검증을 완료하며, 지속가능한 제조 체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에너지 특수강 선재 및 환봉 분야에서는 글로벌 오일 메이저로부터 초도물량 수주에 성공하는 등 고부가가치 신소재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대 중이다.
그러나 실적은 녹록지 않다. 올 2분기 세아베스틸지주의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줄어든 446억 원에 머물렀다. 업계는 중국산 저가 수입재의 영향으로 인해 판매 믹스와 수익성이 동시에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번 반덤핑 조치가 단발적인 대응에 그치지 않고, 전략소재 분야 전반에 걸친 공급망 안정화 정책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정부 차원의 소재 산업 보호 시스템 구축과 맞춤형 품질 인증 체계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반덤핑 조치가 단순한 수입규제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점에서 향후 무역위원회의 조사 결과와 정부의 대응 방향이 특수강 산업뿐 아니라 국내 첨단 제조업 전체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아베스틸지주 관계자는 “최근 미국, 유럽, 인도 등 주요국이 중국산 특수강 봉강 제품에 대한 반덤핑 제재를 강화하며 국내로 유입되는 특수강 봉강의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방산·우주·항공 등 국가 전략 산업의 핵심 소재인 특수강 봉강 산업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조치를 통해 소재 주권을 확보하고,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근본 경쟁력이 제고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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