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왕' 오승환(43)이 은퇴한다.

삼성 구단은 6일 "오승환이 지난 주말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유정근 라이온즈 구단주 겸 대표이사와 면담을 갖고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삼성 구단은 오승환의 은퇴 결정을 받아들였고, 오승환의 등번호 '21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삼성에서 영구 결번은 이만수(22번), 양준혁(10번), 이승엽(36번)에 이어 오승환의 21번이 역대 4번째다.

오승환은 앞으로 남은 시즌 별도의 엔트리 등록 없이 1군 선수단과 동행할 계획이다.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삼성은 KBO 및 타구단과 협의를 거쳐 오승환의 은퇴투어를 진행하고, 시즌 말미에 은퇴경기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삼성 구단은 오승환이 원할 경우 해외 코치 연수를 지원하기로 했다.

오승환은 오랜 기간 삼성 마운드의 뒷문을 지켜온, KBO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마무리투수였다. 2005년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로 지명받아 삼성에 입단해 데뷔 첫 시즌부터 마무리로 활약하기 시작했고, 해외에서 뛴 시기를 제외하면 삼성 한 팀 유니폼만 입은 '원클럽맨'이다.

2006년과 2011년 47세이브로 세이브왕을 차지하는 등 KBO리그 통산 737경기에서 44승 33패 19홀드, 427세이브, 평균자책점 2.32의 성적을 남겼다. 팬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표정 변화 없이 돌직구를 뿌리며 든든하게 마무리를 책임지는 오승환에게 '돌부처', '끝판왕' 등의 별명을 붙여줬다.

오승환은 2013시즌 삼성의 3년 연속 통합우승을 이끈 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하며 일본 무대로 진출했다. 일본에서도 2시즌 동안 80세이브를 올리며 마무리로 명성을 떨쳤다.

이후 활동 무대를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옮긴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 등 3개 팀을 거치며 16승 13패, 42세이브, 45홀드, 평균자책점 3.31의 성적을 냈다.

2019년 삼성으로 컴백한 오승환은 적잖은 나이에도 마무리를 맡아 활약을 이어왔으나 지난해 시즌 중반 이후부터 구위 저하로 하락세를 탔다. 올 시즌에는 1군 11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고 승패나 세이브 없이 평균자책점 8.31에 그쳤다. 세월의 무게를 느낀 오승환은 결국 은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오승환이 한국과 일본, 미국 프로야구에서 거둬들인 통산 세이브 수는 무려 549개로 불멸의 기록으로 남게 됐다.

오승환은 구단을 통해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 투수로서 다양한 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뛸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그동안 많은 분들이 분에 넘치는 응원을 보내주셨다. 모든 분들께 감사했고, 은퇴 후에도 잊지 않겠다"는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