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여자 19세 이하(U-19) 축구대표팀이 방글라데시를 꺾고 내년 4월 태국에서 열리는 여자 U-20 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박윤정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U-19 대표팀은 10일 오후(한국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의 라오 국립경기장 KM16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U-20 아시안컵 예선' H조 최종 3차전에서 방글라데시를 6-1로 제압했다. 

한국은 전반 15분 방글라데시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이하은(울산과학대)의 해트트릭 활약과 조혜영(고려대)의 2골, 진혜린(고려대)의 1골을 더해 역전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번 예선에서 동티모르, 라오스, 방글라데시와 H조에 편성됐다. 앞서 동티모르와 1차전 9-0 완승, 라오스와 2차전 1-0 승리에 이어 이날 방글라데시전 승리로 3전 전승(승점 9점)을 기록, 방글라데시(2승 1패, 승점 6점)를 따돌리고 조 1위로 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본선은 내년 4월 1일부터 4월 18일까지 태국에서 개최된다.

32팀이 참가한 여자 U-20 아시안컵 예선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실시됐다. 4팀씩 8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위를 기록한 8팀과 2위 중 가장 성적이 좋은 3팀, 그리고 본선 개최국 태국까지 총 12팀이 여자 U-20 아시안컵 본선에 오른다. 태국에서 열리는 본선에서는 상위 4팀에게 내년 9월 폴란드에서 열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U-20 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박윤정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하은이 최전방, 김효진(대덕대)과 조혜영이 양 측면 날개로 배치됐다.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김예은(울산현대고)과 정지원이 포진했고 한민서(이상 고려대)가 그 뒤를 받쳤다. 포백은 진혜린-박세은(포항여전고)-정다빈(위덕대)-박효진(울산과학대)으로 구성했으며, 골문은 위혜빈(고려대)이 지켰다.

이 경기 전까지 한국은 방글라데시와 승점과 골득실이 같고 다득점에서 1골 뒤지며 2위에 위치했기 때문에 조 1위 확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가 전반 15분 왼쪽 측면에서 공격을 전개하던 중 스리 모티 트리스나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한국에 불안감을 안겼다.

하지만 한국은 강했다. 곧 다시 균형을 맞췄다. 전반 19분 왼쪽 측면에 있던 김효진이 수비진으로부터 한 번에 넘어온 볼을 이어받으며 수비 뒷공간을 완벽히 허물었다. 김효진이 내준 컷백을 이하은이 침착한 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전반전은 1-1로 마무리됐다.

후반전은 한국의 ‘주장’ 조혜영이 공격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후반 3분 이하은이 범예주의 침투 패스로 문전에서 기회를 잡은 뒤 재차 패스를 건네자 조혜영이 차분하게 골키퍼를 뚫고 역전골을 집어넣었다. 후반 15분에는 한민서의 긴 패스를 받은 조혜영이 1대1 기회에서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슈팅으로 멀티골을 기록하며 3-1로 격차를 벌렸다.

경기 막판으로 가면서 한국의 공격은 더욱 불을 뿜었다. 후반 42분 페널티킥을 얻어낸 이하은이 직접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켰고, 3분 뒤 헤더 득점까지 보태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이미 승부가 결정났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 진혜린이 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자축하는 쐐기골까지 더해 5골 차 대승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