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핀테크 기반의 인터넷은행들이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원앱' 효과로 모객을 톡톡히 한 가운데, 대형 시중은행지주 중 우리금융그룹이 이 같은 대열에 합류해 눈길을 끈다. 그룹 핵심 앱인 '모바일뱅킹'에서 단순 은행업무 외에도 증권·카드·알뜰폰 등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 편의를 한껏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자사 모바일뱅킹앱인 '우리WON뱅킹'을 단순 은행업무만 제공하는 데서 벗어나, 그룹의 핵심 단일 플랫폼으로 역할을 한층 강화했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11월에 선보인 그룹 유니버설뱅킹 서비스는 출시 6개월 만에 회원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유니버셜뱅킹은 우리WON뱅킹에 탑재된 서비스로, △은행 △증권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 그룹 계열사들의 금융서비스를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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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가운데)이 유니버설뱅킹 신규 가입자 100만명 돌파를 기념해 직원들과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
기존에는 은행 업무만 제공했는데 올해 4월 알뜰폰 브랜드 '우리WON모바일'을 도입한 데 이어 6월에는 우리투자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인 '우리WON MTS'를 출시했다. 현재 국내주식만 거래할 수 있는데, 오는 12월 MTS에 해외주식 거래도 추가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내년에는 그룹에 새롭게 합류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핵심 서비스도 탑재한다는 방침이다.
유니버설뱅킹 서비스 도입 후 회원수가 증가하면서 신용카드 발급 실적도 6월 말 기준 전년 동월 대비 약 6배 급증했다. 아울러 우리금융의 알뜰폰 가입자들도 통신비 절감 혜택을 누렸다. 우리금융은 지속적인 사용자경험(UX) 개선으로 연내 유니버설뱅킹 회원 수 200만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금융 외 타 지주사들도 핵심 앱인 모바일뱅킹을 기반으로 플랫폼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미 최소 2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다. 5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NH)의 올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많은 플랫폼 고객수를 보유한 곳은 KB금융그룹이다.
KB금융은 올 상반기 3233만명(KB스타뱅킹+KB페이+M-able+비금융)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기록해 전년 동기 2849만 3000명 대비 약 13.5% 성장했다. 2위 신한금융그룹 2750만명(SOL뱅크+SOL페이+슈퍼SOL+SOL증권+SOL라이프+비금융)에 견주면 압도적이다.
은행·페이·증권 서비스를 기반으로 플랫폼 누적 가입자 수도 늘고 있는데, 2분기 기준 하나금융 2660만명(하나원큐+하나페이), NH농협금융 2602만명(올원뱅크+NH페이+나무증권), 우리금융 2202만명(우리WON뱅킹) 등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오랜 업력과 누적된 고객층을 기반으로 대부분의 국민을 고객으로 유치한 셈인데, 기술적 한계 탓에 여전히 각 계열사 앱으로 별도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일 앱으로 모든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은행들과 대조적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2분기 말 누적 고객수 2586만명, MAU 1990만명을 각각 기록했다. 케이뱅크도 10대 고객들이 대거 유입되며 올 상반기에만 140만명 증가한 누적 1450만명을 돌파했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는 단일 앱에서 은행·페이·증권 외 송금·결제·투자·세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누적 3000만 가입자를 달성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흥행요인 중 하나는 꾸준한 앱 UI·UX 개발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인 점"이라며 "과거보다 난립하던 금융앱들이 꽤 통폐합됐지만 여전히 다수 지주사들이 계열사별 앱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좀 더 편의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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