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물량 줄어들고 전세가는 올라가
6.27 대책 이후 하반기 전세난 확대 우려
전세의 월세화 가속…효과적 공급대책 필요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서울 양천구 일대 아파트에서 전세로 사는 A씨(45세)는 최근 계약 만기를 앞두고 고민이 크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소진한 상태에서 집주인이 재계약을 거부, 이사를 가야 하는데 주변 전세 매물은 씨가 말랐다. 차라리 돌려받은 전세보증금에 대출을 더해 집을 사자고 결심했지만 은행에서 대출을 거부당하거나 대출액이 기대보다 훨씬 적어 포기해야 했다. 결국 월세나 반전세로 옮겨 가야 하는데 매달 나가는 세 부담에 생활비가 빠듯해 막막하다. 

   
▲ 대출 규제 영향으로 서울에서 전세 매물은 줄고 가격은 오르면서 전세난 확산 우려가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하반기 전세난이 우려되고 있다. 대출 규제 시행 이후 서울에서 전세 매물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입자들은 전전긍긍이다. 대출이 나오지 않으니 집을 살 엄두는 내지 못하는데 전세 물건은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6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리치고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서울 전세 물건은 2만2200건으로 한 달 전인 2만4406건 대비 10%가량 감소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서울 전세 주공급원인 신축 입주물량 감소와 함께 지난 6월 27일 정부가 발표한 대출규제 영향으로 분석한다. 6.27 대책으로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에서는 주담대 한도를 6억 원으로 묶였다. 주담대를 받으면 6개월 이내 전입해야 한다. 또한 조건부 전세 대출이 중단됐고 전세퇴거자금 대출 한도는 1억 원으로 축소됐다. 

전세 물건은 줄었는데 찾는 사람은 늘었다. KB부동산 8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52.0으로 주간 기준 2021년 10월 18일 151.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준점 100을 넘으면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주담대 한도가 축소돼 매수가 어려워지면서 전세를 택하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전세대출 문턱마저 높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4일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10월 주담대·전세담보대출 실행건 접수를 중단했다. IBK기업은행은 타행에서 전세대출을 갈아타는 것을 제한하고, 비대면 전세대출에 대해 부여하던 금리 자동 감면폭을 0.2%포인트 줄였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올해 하반기, 특히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난이 확산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주담대 규제로 전세 수요가 늘어났지만 공급은 신통치 않는 수급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전세 가격이 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서울 전세가격은 계속해서 상승 중이다. KB부동산은 8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8% 상승하며 27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 거래가격은 6억1711만 원이다. 1월 대비 7% 상승한 수치다. 

전세난은 결국 전세의 월세화를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로 인해 세입자들이 감당해야 할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전세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주택공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정부가 매입임대주택 공급처럼 단기간 공급 효과가 기대되는 정책부터 우선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조만간 주택공급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