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6·27 대출 규제 이후 자금줄이 막히면서 서울과 수도권 전반적으로 매매 거래량이 급감했지만, 각 지역을 대표하는 '대장단지'들은 여전히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히려 대출 규제가 '얼어 죽어도 대장 단지(얼죽대)'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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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출 규제 이후 '대장단지'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지면서 지역, 단지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4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의 대표 단지인 '송도더샵하버뷰2'는 지난달 전용 84㎡가 8억26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유사 평형대가 지난 5월 7억8500만 원에 거래됐는데, 불과 두 달 만에 4100만 원이 뛴 셈이다. 같은 단지 내 전용 99㎡도 지난달 9억8000만 원에 매매돼 6·27 대출 규제 발표 직전 가격(9억4000만 원)보다 4000만 원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대장격'이 아닌 인근 단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같은 연수구에 위치한 연수풍림1차 전용 84㎡는 지난달 3억1500만 원에 거래됐다. 규제 직전 거래가인 3억5800만 원보다 4300만 원 가량 떨어졌다. 실제 연수구의 대장 단지를 제외한 대부분 단지의 매매 가격은 8월 둘째 주 기준 26주 연속 감소하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노원구 대장 단지인 포레나노원 전용 84.9㎡는 이달 초 11억5000만 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12월 대비 6000만 원 상승했다. 그러나 인근 상계주공7단지는 전용 49㎡가 6월 23일 기준 6억8000만 원에서 7월 6억3600만 원으로 하락했다. 같은 구 안에서도 대장 단지와 비(非)대장 단지 간 수요 흐름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7월 기준 123.1로, 2008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국 주요 대장 단지 50곳을 선정해 전체 시가총액 변동을 나타내는 이 지수는 최근 '대장 아파트'들의 가격이 빠르게 뛰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전체 거래량은 급감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074건으로, 전달(1만2019건)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매매 평균 거래금액도 6월 13억3599만 원에서 이달 8억4819만 원으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외려 '대장 단지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규제 속에서 다주택 보유보다 입지·상품성·미래가치를 모두 갖춘 핵심 단지를 선택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6월 발표된 '6·27 부동산 대책'과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가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향후 이 같은 현상이 서울 외곽과 수도권 전역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까다로운 대출 환경에서 수요자들이 한정된 자금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입지 경쟁력과 시세 방어력이 검증된 단지를 우선적으로 찾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요자들은 안정적인 가치가 보장된 대장 단지로 몰릴 수밖에 없다"며 "특히 대출 규제로 인해 비대장단지에 대한 선호는 더욱 줄어들고,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만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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