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본격적인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다.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에서 고객 신뢰도를 높이고 동시에 바이오시밀러와는 사업 영역을 명확히 구분하기 위한 분할 계획이 확정되면서 업계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지배구조 정리가 아니라 향후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공격적인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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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할 일정을 발표하며 “오는 10월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의결을 거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당초 신주 배정 기준일은 10월 24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이를 10월 31일로 조정했다. 이는 주주 권리 확보와 분할 절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조치다. 이어 신규 법인인 삼성바이오에피스홀딩스는 오는 11월 24일 재상장을 기점으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세계 1위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그러나 동시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전개하면서 일부 글로벌 제약사 고객들 사이에서는 잠재적 경쟁 구도에 대한 부담이 지적돼왔다.
이번 분할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CDMO 고객사들에게 ‘완전한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MO 사업에 집중하는 구조를 마련할 경우 고객사들은 자사 바이오시밀러와의 이해관계 충돌 부담 없이 안심하고 생산을 위탁할 수 있다.
신설 법인 형태로 재상장할 삼성바이오에피스홀딩스 역시 독립된 사업 주체로서 재평가 기회를 맞게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미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복수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상업화하며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항체의약품 부문에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장기 성장성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재상장을 통해 자본 조달 능력이 강화될 경우 에피스는 보다 공격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 또한 모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와는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활용해 시장 입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구조 재편을 통해 ‘전문화·독립화·신뢰도 제고’라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우선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수주 잔고를 빠르게 늘려가는 가운데 글로벌 상위 제약사들로부터 추가 생산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한층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항체의약품과 신약 후보 물질의 상업 생산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면에서 고객사와의 이해 충돌 없는 구축 모델은 상당한 매력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에피스홀딩스의 독립적 재상장은 양사의 기업가치를 분명히 구분짓는 계기가 된다. 이는 자본시장에서 개별 사업 부문의 밸류에이션이 온전히 평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각각의 사업 특성에 맞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반영한 평가가 가능해지면서 그룹 차원의 기업가치 제고 효과도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할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중장기 성장 전략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CDMO 시장은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블록버스터급 항체 치료제의 특허 만료와 바이오시밀러 확산은 에피스의 성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에피스홀딩스가 재상장 후 안정적 주주가치 제고를 유지해야 하는 동시에 연구개발 투자비와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확대 과정에서 비용 증가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초대형 생산설비 증설과 운영 효율화 등에서 지속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분할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홀딩스는 각자 고유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동시에 그룹 차원의 시너지와 신뢰도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긍정적 반응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CDMO와 바이오시밀러를 분리하는 것은 글로벌 고객사 신뢰를 더욱 두텁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는 결국 수주 확대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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