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견·은퇴견 13마리 새 가족과 새 출발
故 이건희 회장 '신경영' 선언 직후 설립
각계각층서 차별 없애려 노력…동행 확산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32주년을 맞은 가운데 안내견 8마리가 장애인 파트너와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은퇴견 5마리는 노후를 함께 할 홈케어 봉사자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 26일 열린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개교 32주년 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소현 해마루 반려동물 의료재단 이사장,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이수성 장애인 먼저 실천 운동본부 이사장,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태진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장./사진=삼성화재


삼성화재는 26일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개교 32주년 기념식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안내견 생활 전 사회화를 담당하는 퍼피워커, 시각장애인 파트너, 은퇴견 입양가족 및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훈련사 등 안내견의 전 생애와 함께해 온 이들이 함께 했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축사에서 "장애인 보조견 양성과 인식개선을 위해 힘써준 안내견학교 및 자원봉사 가정과 훈련사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인식개선과 함께 제도적 지원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시각장애인 파트너인 김예지 의원은 "지난 32년 동안 안내견들은 파트너의 눈이 되어주고, 가족이자 든든한 친구로 함께해왔다"며 "안내견들과 파트너들의 여정이 희망과 기쁨으로 가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네번째 안내견 '태백'을 만났다.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은 "안내견학교의 지난 32년은 자원봉사자와 정부, 지자체 등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노력했기에 가능했다"며 "시각장애 파트너와 안내견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사회적 환경과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함께 하겠다"고 했다.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리트리버./사진=삼성화재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1993년 9월 고(故)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직후 장애인과 안내견을 향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취지로 설립됐다.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유일한 안내견학교다.

1994년 첫번째 안내견 '바다' 이후 매년 약 15마리씩 지금까지 총 308마리를 분양했다. 현재 85마리가 활동 중이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시각장애 체험 행사 등 장애인과 안내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32년 간 다양한 자원봉사자, 정부와 국회, 지자체 등 각계각층에서 안내견 사업에 동참해 함께 바람직한 변화를 만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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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등 정부와 국회는 안내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택시나 버스, 식당, 호텔 등 대중교통·공공장소에 탑승·출입하는 것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할 경우 처벌받도록 법률을 개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시각장애인과 동반 입··출국하는 안내견에 대해 광견병 항체검사의 예외 규정을 적용해 검역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해왔다.

   
▲ 예비 안내견들 모습./사진=삼성화재


이날 행사에서는 안내견 분양식과 은퇴식도 함께 진행됐다. 퍼피워커의 손을 떠나 안내견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강아지와 7~8년 간의 안내견 활동을 마치고 반려견으로 삶의 2막을 시작하는 은퇴견, 이들과 함께 했고 함께 할 사람들의 만남을 축하하고 이별을 위로하는 행사다.

안내견 8마리는 앞으로 함께 걸으며 살아갈 시각장애인 파트너들을 만났고, 안내견에서 은퇴한 등 5마리는 노후를 함께 할 봉사자의 가정으로 향했다.

2024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 10km 마라톤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선지원 선수는 "제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안내견 '나리'와 함께라면 세상 끝까지 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박태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교장은 "한 걸음, 한 걸음이 누군가의 내일을 밝혀준다는 마음으로 안내견학교는 32년을 걸어왔다"며 "이 같은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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