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미디어펜 김소정 기자]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 다음날인 26일(현지시간) 오후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 필리 조선소’를 방문했다.
미국 해양청이 발주한 국가안보다목적선(NSMV:National Security Multi-mission Vessel)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의 명명식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대한민국의 기업인과 노동자들이 허허벌판 위에 K-조선의 기적을 일궈낸 것처럼, 이제 한국과 미국이 힘을 모아 마스가(MAS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기적을 현실로 빚어내자”고 말했다.
마스가는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의 머리글자로, 조선소 현대화를 의미한다. 이 대통령이 마스가를 앞세운 것은 인력 양성, 선박 건조 협력 등을 포괄한 한미 간 조선업을 ‘윈윈’하기 위한 협력 프로젝트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 대통령은 ”이곳 필리조선소를 통해 72년 역사의 한미 동맹은 안보 동맹, 경제 동맹, 기술 동맹이 합쳐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의 새 장을 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필라델피아는 19세기 이후 오랫동안 미국 조선업의 중심지였으며, 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이끈 50여 척의 군함이 이곳에서 탄생했다“며 ”필라델피아의 함정들이 구해낸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들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뜨거운 용광로와 식지 않은 땀방울 속에서 나라의 미래를 설계해 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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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 축사를 하고 있다. 이 선박은 미국 해양청이 발주한 국가 안보 다목적 선박(NSMV) 5척 중 3호선이다. 2025.8.27./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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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희망의 새 나라를 건설하겠다던 우리 국민의 강력한 의지가 강철에 스며들고 파도에 실려 ‘조선업 강국 대한민국’이라는 신화를 만들어 냈다”면서 “대한민국의 조선업이 이제 미국의 해양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 조선업 부활에 기여하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서게 된다. 동맹국의 대통령으로서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명명식에 한국 측에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선 조시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 메리 게이 스캔런 펜실베니아 하원의원, 이상현 미 해양청장 대리, 일레인 차오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 제프 딕슨 TOTE서비스 최고경영자(CEO), 크레이그 존슨 메인해양사관학교 총장이 참석했다.
한화 측에선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데이비드 김 필리조선소 대표, 박일동 (주)융진 회장 등이 함께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저희는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하게 만든 조선산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님과 이재명 대통령님이 보여주신 리더십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진행되는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은 한화필리십야드가 세 번째 NSMV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이는 한미 양국이 함께 조선산업을 재건하고 선박 건조 역량을 확장하며, 미래산업을 이끌 숙련된 인재 양성에 대한 투자가 구체적으로 구현되는 것을 보여주는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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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레인 차오 전 미국 노동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서 샴페인을 깨트리고 있다. 이 행사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참석했다. 2025.8.27./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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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한화 필리 조선소는 1801년 미국 해군 조선소로 설립돼 1997년 민영 조선소로 출범한 이후 작년 12월 한화그룹이 인수했다. 한국의 조선 기업이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한 첫 번째 사례다.
이날 명명되는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는 한화 필리 조선소로 새출발한 이후 처음으로 완성된 선박이다. 한화 필리 조선소는 미국 해양청(MARAD)이 발주를 받아 척당 3억 달러의 가격으로 총 5척의 NSMV를 건조할 예정이며, 이날 명명되는 선박은 그 5척 중 3호선이다.
앞서 1호선은 2023년 9월 건조된 엠파이어 스테이트(Empire State), 2호선은 2024년 9월 건조된 패트리어트 스테이트(Patriot State), 3호선은 2025년 8월 건조된 스테이트 오프 메인(State of Maine)이다.
이 선박은 평시에는 해양대학교 사관생도들의 훈련용으로 활용되다가 비상시에는 재난 대응 및 구조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다목적선이다.
특히 한국의 조선 전문기업인 DSEC(디섹)이 설계와 기자재 조달부터 참여하는 등 한국의 기술과 공급망, 미국의 시설과 인력이 결합되어 공동으로 건조해낸 한-미 간 조선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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