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전통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믿기 힘든 충격적인 굴욕을 당했다. 카라바오컵(EFL컵)에서 4부리그 팀에 덜미를 잡혀 조기 탈락하는 역대급 대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맨유는 28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클리소프스의 블룬델 파크에서 열린 2025-2026 카라바오컵 2라운드에서 리그투(4부리그) 소속 그림즈비 타운과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11-12로 졌다.

맨유 구단 역사상 최악의 참사라 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20회, FA컵 우승 1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3회를 한 팀이 맨유다. EFL컵에서도 6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이런 맨유가 프로의 틀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4부리그 팀에 지는 말도 안되는 상황을 맞았다.

루벤 아모림 맨유 감독은 일부 주전들을 선발 제외하는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그렇다고 해서 맨유가 밀릴 리는 없었지만 전반에 2골이나 얻어맞았다. 전반 22분 아마드 디알로가 하프라인에서 공을 뺏앗긴 것이 상대 역습으로 이어져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30분에는 안드레 오나나 골키퍼가 크로스로 올라온 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실수로 추가골까지 허용했다.

0-2로 뒤진 채 후반을 맞자 아모림 감독은 선발에서 빠졌던 브루노 페르난데스, 브라이언 음뵈모 등을 교체 투입해 반격을 노렸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던 맨유는 후반 30분이 되어서야 음뵈모가 중거리슛으로 한 골을 만회하며 추격을 시작했고, 후반 44분에는 해리 매과이어가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맨유는 볼 점유율 7대3, 슈팅 수 28개-10개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2-2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연장전 없이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멘유에는 또 아쉬운 장면이 잇따랐다. 5번째 키커 마테우스 쿠냐가 실축하며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 이로 인해 팽팽한 균형이 계속 이어졌다. 11-12로 맨유가 뒤진 상황에서 키커 일순해 다시 키커로 나선 음뵈모의 슛이 크로스바를 때리며 패배가 확정됐다.

경기 후 맨유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으며, 아모림 감독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개막 후에도 2라운드까지 1무 1패로 첫 승 신고를 못한 채 16위로 처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