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LNG 이어 원유 도입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
현재는 미국산 원유 경제성 있지만 변수도 존재
중동산 원유에 맞춰진 국내 설비로 투자 가능성도 제기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우리나라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미국산 에너지를 대거 도입하기로 하면서 원유 역시 수입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도 득실을 놓고 셈법이 분주하다. 중동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수익성은 변수가 많아 확신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특히 국내 설비가 중동산 원유에 맞춰져 있다는 것도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미국산 LNG를 연간 330만 톤을 2028년부터 약 10년 간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 한미 관세 협상에서 나온 미국산 에너지 1000억 달러 수입 계획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LNG뿐만 아니라 원유 역시 도입하라는 미국 측의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울산석유화학단지./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LNG 이어 원유 도입 확대 예상…에너지 안보에 ‘긍정적’

이번 LNG 도입 규모는 연간 약 2조 원 수준으로 총 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미국과 약속한 1000억 달러(138조 원)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미국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미국산 원유 수입도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대규모 에너지 수입을 약속한 베트남 역시 미국산 원유 도입에 나섰다. 베트남은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100만 배럴을 사들였고, 구매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유업체들은 미국산 원유 도입에 대해 셈법이 복잡하다.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변수가 많다는 입장이다. 

먼저 정유업계는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는 반기는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로 들어온 중동산 원유 비중은 68.6%에 달했다. 특히 중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지역으로, 정세가 불안정해지면 원유 수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이에 중동산 원유 비중을 낮추고 수입처를 다변화해 안정적인 원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정유업체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 신중한 모습이다. 27일 기준 WTI는 배럴당 64.15달러, 두바이유는 배럴당 69.6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또 중동산 원유는 3%의 관세가 붙지만 미국산은 무관세로 들어와 현재는 경제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국제 유가 변동은 국제 정세 변화, 공급망 이슈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얽혀 있어 중장기적인 수익성까지 확신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게 업계 내 중론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동에서 들어오는 원유보다 미국산 원유가 물류비에서는 불리한 면이 있고, 기간도 더 오래 걸린다는 단점도 있다”며 “현재는 미국산 원유가 경제성이 있다고 보고 있지만 향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산 원유, 국내 설비에는 부적합…투자 부담 야기

설비 역시 미국산 원유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설비는 중질유인 중동산 원유에 맞춰져 있다. 반면 미국산 원유는 경질유로 국내 설비에서는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미국산 원유 비중은 높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설비 조정을 통해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지만 향후 비중이 확대될 경우 설비 개선이나 추가 투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계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이같은 추가 투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정유업계는 미국산 원유에 대한 수익성 확신은 없는 상황이지만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면 정부와 협의를 통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원유 도입 확대는 수익성뿐만 아니라 한미 양국 간의 관계 등 외교적인 부분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 같다”며 “국제 정세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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