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갈아만든배’, ‘봉봉’ 등 장수 브랜드를 보유한 음료 제조 회사 해태htb가 다시 매물로 나왔다. 모기업인 LG생활건강이 경영 효율화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해태htb가 매각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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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태htb 대표 브랜드 '갈아만든 배'와 '봉봉'./사진=해태htb 제공 |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해태htb 매각을 비롯한 음료 부문 전반의 효율화 작업에 착수했다. 올 2분기 LG생활건강 음료사업(Refreshment) 부문 매출은 4583억 원, 영업이익은 425억 원으로 각각 4.2%, 18.1% 감소했다. 1분기(매출 –4.1%, 영업이익 –10.8%)에 이어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면서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내수 부진 여파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국내 음료 기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했으나, 해태htb는 상황이 한층 심각하다. 2024년 지난해 해태htb 매출은 4140억 원, 영업이익은 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 73.7% 감소했다. 매출이 하락하는 동안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가 늘면서 영업이익 하락 폭이 커졌다. 영업이익률은 0.9%로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의 다른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는 매출 1조6359억 원, 영업이익 1657억 원으로 영업이익률 10.1%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8% 감소했지만, 매출은 1.4% 늘며 소폭 성장했다. 지난해 LG생활건강 음료사업 부문 전체 영업이익은 1681억 원으로, 사실상 코카콜라음료 홀로 실적을 지탱했다. 해태htb는 ‘있으나 마나 한’ 애물단지가 된 셈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해태htb 매각과 관련해 “현재 회사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시장 경쟁력 강화와 경영 효율화 측면에서 다양한 방안을 두고 검토 중”이라면서 “하지만 코카콜라음료 매각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해태htb는 잦은 M&A로 음료 업계의 ‘단골 매물’로 꼽힌다. 해태htb의 전신인 해태음료는 지난 2000년 해태그룹 경영난으로 일본 히카리 인쇄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2004년엔 아사히맥주가 대주주 자리에 올랐고, 다시 2011년 LG생활건강이 지분 100%를 인수했다. LG생활건강은 해태음료 사명을 해태htb로 변경하고, 만성 적자를 흑자로 돌려놓는 등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최근 실적 부진을 겪으며 다시 매물로 나오는 신세가 됐다.
해태htb가 유독 부진한 원인으로는 편중된 제품 포트폴리오가 꼽힌다. 해태htb 주력 제품은 ‘갈아만든 배’, ‘봉봉’, ‘코코팜’ 등으로 과채음료 일색이다. 문제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과채음료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브랜드의 ‘제로 슈거’ 파생 제품을 선보이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현상 유지에 그쳤다. 시장 트렌드가 바뀌는 사이 새로운 히트 제품을 발굴하지 못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애매한 해태htb의 시장 입지는 매각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인지도 높은 장수 브랜드를 여럿 보유했다는 점은 포트폴리오 확대 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인수 후 특별한 시너지를 낼만한 요인이 없다면 수익성 반등 여부는 불투명하다. 최근 국내 음료 시장이 위축된 상황 속에서, 대형 브랜드로 수요층이 몰리면서 중소 브랜드에 타격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한 음료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음료 시장 트렌드는 ‘제로 탄산’ 확대로 요약되는데, 해태htb의 ‘갈배 사이다’나 ‘써니텐’은 타 브랜드 대비 경쟁력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장수 브랜드의 인지도 역시 음료 주 소비층인 젊은 세대에게 크게 소구할 수 있는 요소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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