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정리, 선제적 충당금 적립 효과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 저축은행 손익 현황./자료=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28일 발표한 '상반기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상반기 저축은행 79곳의 당기순이익은 2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395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이번에 흑자로 전환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이 그간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정리하고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한 결과 대손비용이 감소하면서 흑자로 전환했다고 평가했다.

저축은행업권은 상반기 공동펀드를 조성해 1조4000억원 규모의 PF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6월 말 저축은행 연체율은 7.53%로 전년 말(8.52%) 대비 0.99%포인트(p) 하락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4.6%로 전년 말(4.53%) 대비 소폭 올랐으나, 기업대출 연체율은 10.82%로 전년 말(12.81%)보다 1.99%p 떨어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9.49%로 전년 말(10.68%)보다 1.19%p 하락했다.

저축은행들의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118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120조9000억원)보다 2조1000억원 감소했다.

   
▲ 저축은행 자산·부채 현황./자료=금융감독원


부실채권 정리, 건전성 관리를 위한 보수적 영업 전략 등에 따라 기업대출 위주로 대출자산이 감소한 결과다.

여신은 94조9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조9000억원 줄었으며, 수신은 99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조7000억원 감소했다.

자기자본은 14조9000억원으로, 순이익 발생에 따른 이익잉여금 증가 등으로 전년 말(14조5000억원) 대비 4000억원 증가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15.6%로 전년 말(14.98%)보다 소폭 상승했다.

대출 자산 감소 등으로 위험가중자산이 줄고 순이익 발생으로 자기자본이 늘어난 결과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와 대손충당금 적립 등 리스크 관리 강화 노력의 결과로 하반기에도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면서도 "부동산 시장 경기회복 지연, 가계부채 관리 강화 등에 따라 본격적인 '턴어라운드' 시점은 다소 지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협, 신협, 수협 등 상호금융조합은 상반기에 4176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흑자 규모는 전년 동기(1조639억원) 대비 60% 넘게 줄었다.

   
▲ 상호금융조합 손익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이자이익이 줄고 대손비용이 늘며 금융 순이익이 2조772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531억원) 대비 6759억원 감소한 영향이다.

연체율은 5.7%로 전년 말(4.54%) 대비 1.16%p 올랐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도 6.27%로 전년 말(5.26%) 대비 1.01%p 상승했다.

순자본비율은 7.91%로 전년 말(8.13%)보다 낮아졌으나 순자본비율 최소규제비율(신협·수협·산림조합 2%, 농협 5%)은 넘겼다.

금감원은 상호금융권이 그간 부실정리에 다소 소극적인 상황에서 PF성 대출 부실이 대손비용 증가로 이어지며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수준으로, 앞으로 연체율이 높은 회사와 조합을 중심으로 건전성 추이를 점검하고 필요 시 현장검사 등을 통해 신속한 부실 정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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