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SNS에 처음엔 긴장…인간관계 구축이 가장 큰 성과”
"1500억 달러 투자는 기업들 원래 계획에 포함...큰 양보 아냐"
합의 문서 없다는 질문에 “상세히 규정하려면 더 많은 검토 필요”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문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위 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커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정은과 회동까지 성사될 지에 대해선 “김 위원장이 APEC에 올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두고 봐야겠지만 지금은 북한이 우리와 대화는 물론 미국과 대화까지도 하려는 의지를 내비치지 않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 볼 때 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게 잡지 않는 것이 오히려 건설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한국에서 숙청이 일어나고 있다”는 메시지를 돌발적으로 공개한 이후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선 직접 “가짜뉴스”라고 말한 과정을 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물론 처음에 봤을 때는 좀 긴장했다. 왜냐하면 다른 정상들 간에도 유사한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했던 여러 시나리오 중 좀 어려운 시나리오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안 한 건 아니다”라며 “그렇지만 초기에 서로 만남을 보고 또 우리 설명을 듣고 안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 위 실장은 “두 정상이 개인적인 유대나 신뢰 관계, 인간관계를 구축했다는 걸 가장 성과로 들고 싶다. 정책적인 성과는 아니지만 의외로 중요한 성과”라면서 “정상 간 인적 연계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많이 다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처럼 특이한 리더십을 가진 분과는 더욱 개인적인 연대를 갖는 게 중요한데, 그게 생겼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이 50분 가까이 생중계로 보셨다. 두 분이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고, 친근하고 농담도 하고 그랬다”며 “이후에 이어진 오찬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고 허심탄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찬 말미에 명패와 음식 메뉴 다 합치면 20개가 된다. 그것을 전부 일일이 개인적으로 서명해서 다 나눠줬다. 또 선물이 비치된 방으로 안내해서 선물을 고르게 하더라. 모자든 책자든 커프링크스든 뭐든지 고르게 하고, 거기에 다 서명해줬다. 그것도 한 20개가 넘는다”고 전했다.

   
▲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왼쪽부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국프레스센터가 마련된 호텔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8.25./사진=연합뉴스

한편 위 실장은 관세와 관련해 “관세 문제에서 여러 가지 큰 틀의 양해가 나왔는데, 그 중 하나가 3500억 달러에 해당하는 투자 펀드의 조성이다. 그리고 15%로 낮추자는 양해가 이루어졌고 약간 안정화됐다. 그게 정상회담 전에 있었던 일”이라면서 “그럼으로써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왔고, 여러가지 세부 사항들을 논의해왔다. 그래서 이번에도 많은 진전이 있었다. 경제, 통상 관계를 안정화시키는 데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특히 “1500억 달러의 투자는 사실 기업들이 원래 계획하고 있었던 것들을 모은 것이라서 우리가 새롭게 크게 양보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라고 했으며, “이런 결과로 관세가 15%로 인하된 거니까 서로 주고받은 점이 있다. 사실 경제계에서는 이 합의를 보고 안도하고 예측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 공동성명 등 합의 문서가 발표되지 않은 것에 대해 “어느 분야에선 진전이 많았고 또 어느 분야에선 상세히 규정해야 해서 그러지 못했다”며 “상세히 규정하려면 더 많은 검토를 해야 한다. 부처 협의도 해야 하고, 국회와 협의도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 협의 과정에서 투자, 관세, 안보 분야 모두 큰 공감대가 이미 형성됐기 때문에 그 자체로 성과이고, 거기서 좀 더 협의하면 나중에 가시물을 내놓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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