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카드사들이 현지화 전략과 우량회원 중심 영업 등을 바탕으로 해외법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 인하, 대출 규제 등으로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해외법인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돌파구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KB국민·롯데·우리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이 두고 있는 해외법인 11곳은 올해 상반기 총 215억9300만원의 순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57억88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크게 개선됐다.

   
▲ 사진=연합뉴스


회사별로 보면 신한카드가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64억4100만원) 102.79% 증가한 130억6200만원의 순익을 거두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특히 카자흐스탄 법인인 신한파이낸스가 순익의 절반 수준인 76억1500만원의 순익을 거두며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이는 전년 동기(48억9700만원) 대비 55.5% 증가한 수치다.

신한파이낸스는 지난해 8월 현지 중고차 판매 1위 딜러사인 아스터오토와 합작법인을 세운 뒤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파이낸스는 카자흐스탄 3대 자동차 딜러사인 아스타나 모터스, 알루르, 오르비스와도 협력 체계를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카자흐스탄 내 신용 대출을 포함한 업계 1위의 멀티파이낸스사로 성장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2015년 카자흐스탄에 해외법인을 설립하며 카드사 최초로 해외에 진출했다. 이후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에 진출해 4개의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신용대출과 할부금융이 주력 사업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의 경우 리테일 중심 사업 특성을 반영해 베트남인 위주 영업 인력을 구성하고 있다.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KB국민카드의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은 40억3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6억74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KB J캐피탈이 모바일 할부금융을 중심으로 안정세를 이어가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KB J캐피탈은 태국에서 개인 신용대출과 자동차 및 주택담보대출, 모바일론(할부금융) 등을 취급하고 있다.

캄보디아법인인 KB대한특수은행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자동차 금융시장 회복과 기업대출 정상 상환에 따른 충당금 환입효과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KB국민카드는 PMI(인수 후 통합) 전략과 해외 직원들과의 문화적 공감대 형성을 통한 현지화, 본사의 자금조달 및 리스크 관리 지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의 베트남 법인인 롯데파이낸스도 127억8400만원 적자에서 33억8500만원 순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롯데파이낸스는 2018년부터 베트남에서 영업을 시작했으며, 현금대출, 할부구매 대출, 신용카드 등 다양한 소비자 금융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특히 롯데파이낸스는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를 개발해 직장인·공무원 등 우량회원을 확보하며 흑자전환을 이끌어냈다. 이외에도 디지털 영업 방식, 현지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포트폴리오 차별화 등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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