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국내 게임 업계에 AI(인공지능) 돌풍이 거센 모습이다. 주요 게임사들은 AI 기술 고도화를 위한 R&D(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관련 인재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AI가 향후 게임사의 생존을 좌우할 전략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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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픽사베이 제공 |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AI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 상반기 R&D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의 자회사 넥슨게임즈는 상반기 △총격전 AI 제작 △모모톡(캐릭터 1:1) AI 대화 △딥 러닝 원천 기술 개발 등에 집중하며 상반기 R&D에 404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45%에 해당하는 수치다.
넷마블은 상반기 R&D 비용으로 3037억 원(전체 매출의 22.6%)을 썼다. 넷마블은 올해 초 신설한 생성형 AI 연구 조직인 ‘AI&Tech랩’을 중심으로 △딥러닝 기반 게임 이상 탐지 시스템 개발 △게임 내에서 감정 표현이 가능한 음성 AI 기술 구현 △립싱크 및 얼굴 애니메이션을 자동 생성하는 AI 모델 개발 △이미지 생성 AI를 활용한 게임 아트 생성 등 다양한 AI 기술 관련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매출의 22%에 달하는 1611억 원을 R&D 비용으로 사용했다. 엔씨소프트는 생성형 AI와 메타버스 핵심 기술 중 하나인 'NeRF(Neural Radiance Fields)' 기술을 추적 연구해 게임 및 영상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또 △TTS(게임 내 음성 합성) AI 기술을 활용한 NPC(비플레이어캐릭터) 대사 자동 발화 기능 모듈화 △오픈소스 음악생성 AI 모델을 활용한 인게임 음악 제작 자동화 방안 등을 연구했다.
크래프톤의 경우 상반기 매출의 18.6%인 2860억 원을 R&D에 썼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한 수치다. 크래프톤은 이 중에서도 상당 부분을 AI 연구에 투입했다. 특히 △초거대모델 학습 △딥러닝 학습·추론 시스템 △AI 기반 챗봇 트랜스폼 엔진 개발 △GPT를 사용해 대화·추리의 재미를 가진 게임 개발 △AI 인터랙티브 스토리 생성기 등 다양한 과제를 수행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반기 R&D 비용이 전체 매출의 34.9%인 834억 원으로 나타났다. AI 관련 연구 성과로는 △딥러닝 AI 모델 개발 △게임 경제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등을 내세웠다. 또 위메이드 자회사 위메이드 플레이와 시프트업 등의 국내 게임사들도 AI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을 게임에 적용하면 개발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유저들의 만족도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매출 증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AI가 단순히 게임을 고도화시키는 수준을 넘어 게임사 생존을 좌우할 핵심 역량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국산 게임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나선 가운데 국산 게임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AI를 활용한 차별화된 콘텐츠와 기술 확보가 업계 전반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급성장과 국내 게임 시장의 정체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게임사의 새로운 도약 기회"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AI 전환 속도에서 뒤처질 경우 기업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퍼져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게임사들은 AI 전문 인력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은 단기간에 생기는 것이 아닌 만큼 장기적으로 개발을 이끌 전문 인재 확보가 필수"라며 "실전형 인재 확보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핵심"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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