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등 천장없는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 달러 약세, 글로벌 중앙 은행의 금 매수 확대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금값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
|
▲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등 천장없는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런던금시장협회(LBMA)에서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3546.39달러(약 506만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된 금 선물 12월물도 전날보다 0.7% 오른 3677.40달러에 마감했다.
국내 금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KRX금시장에서 금 1kg 현물 가격은 전날 오후 2시 48분 기준 전일 대비 2.71% 오른 1억6591만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1억5286만원)과 비교하면 열흘 사이 약 10%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한국거래소 기준 순금 한돈 가격 역시 70만70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3% 상승한 수치다.
금값이 이처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원인으로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꼽힌다.
최근 발표된 고용 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은 연준이 다음 주 열리는 회의에서 최소 0.25%p(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0.5%p ‘빅컷’ 가능성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크리스 터너 ING 글로벌 마켓리서치 대표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금이 인플레이션을 막는 안전자산으로서 매력이 더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달러 악세 역시 금값을 밀어 올리는 모습이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다른 통화 보유자들의 금 매입 비용이 낮아진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현재 97선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달러지수는 110선에 근접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 확대도 금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외환 보유고 동결 조치 이후, 신흥국을 중심으로 ‘탈달러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각국 중앙은행은 외환 보유 다변화로 금 비중을 빠르게 늘리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급값이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상반기 중 금 가격이 온스당 4000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고, 경우에 따라서는 5000달러도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를 한 돈 기준으로 환산하면 100만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가 동시에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금값은 당분간 우상향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온스당 3700달러를 유지하고, 내년에는 4000달러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