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범 “민주, 정청래 사당화...금융위 개편 협조 안 해”
"정청래 승인 없이는 합의 유지되지 않나...민주당이 협치 무너뜨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과의 ‘3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법 개정안 합의’를 하루 만에 뒤집고, 의원총회를 통해 수정안을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협치 파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전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인원 확대 조항을 축소하는 국민의힘 요구를 수용했지만, 내부 반발이 거세지자 사실상 합의를 철회했다. 

민주당은 11일 의원총회를 열고 특검 수사 기간과 인력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마련한 원안을 따르되 ▲군검찰 지휘권 문제 ▲수사지휘권 이관 시 특검 권한 ▲1심 재판 의무 중계 등 세 가지 쟁점에 대해서는 수정안을 제출하기로 의결했다. 

   
▲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5.9.11./사진=연합뉴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이후 백브리핑에서 “법사위와 특위 논의에서 제기된 우려를 반영해 수정안 제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총론 수준에서 논의했을 뿐 구체적 합의는 아니었다”며 “최고위원 보고와 의원총회 추인 절차가 남아있는데, 보도가 최종 합의처럼 비쳤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전날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놓고 국민의힘 원내대표 측과 전격적으로 합의하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즉각 합의 파기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원내대표가 고생했지만 지도부 뜻과 달라 당황했다”며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어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5.9.11./사진=연합뉴스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추미애 의원은 “수사 기간 연장과 인원 보강이 핵심인데 이를 빼면 합의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현희·한준호 최고위원은 “특검법 개정안의 본질은 수사 기간 연장이다. 재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합의를 파기했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6시간 협상 끝에 어렵게 합의했는데, 민주당이 내부 반발을 이유로 뒤집었다”며 “민주당은 정청래 대표 승인 없이는 합의가 유지되지 않는 사당이냐”고 반발했다.

유 원내수석은 “특검법 합의가 금융감독위원회 설치 문제와 연계돼 있었는데, 합의가 무산된 이상 금융위 개편 협조도 불가능하다”며 “민주당이 협치 자체를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 이견으로 인해 사실상 합의가 좌초되면서 여야가 본회의에서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은 야당 협조가 불발될 경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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