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이 되어버린 어제의 이름과 그 흔적을 찾아 나선 오늘의 여정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시대가 지워버린 여성들의 이름을 다시 써 내려가는 영화 '양양'이 과거와 현재가 마주하는 순간을 그리며 화제를 모은다.

제32회 핫독스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비롯해 국내외 유수 영화제의 선택을 받은 양주연 감독의 데뷔작 '양양'이 티저 포스터를 공개했다. 

'양양'은 늦은 밤 걸려온 아빠의 전화 한 통으로 고모 ‘지영’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된 ‘주연’이 지워진 그의 흔적과 함께 기록되지 못한 수많은 이름들을 발견해 나가는 호명 다큐멘터리이다.

   
▲ 양주연 감독의 데뷔작 '양양'이 티저 포스터를 공개했다. /사진=영화사 금요일 제공


공개된 티저 포스터는 교차하고 있는 여성의 실루엣을 담고 있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상반된 색깔로 표현된 실루엣들은 마치 과거와 현재를 의미하는 듯 보이며, 가족 안에서 흔적이 사라진 고모 ‘지영’의 기억을 향해 다가가는 ‘주연’의 이야기를 예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또한, 검은 배경과 함께 구겨진 종이처럼 표현된 모습은 제대로 기록되지 않고 지워진 ‘지영’의 시간들을 은유하는 것처럼 느껴지며, 이러한 ‘가족의 비밀이 된 이름’을 새롭게 호명하고자 하는 영화만의 시도를 암시한다. 

‘세상의 모든 딸을 위하여’라는 말은 고모 ‘지영’의 존재에서 시작해 침묵 속에 남겨진 수많은 여성들의 자리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가부장제의 민낯을 담백히 파고드는 메시지를 시사, 세대를 뛰어넘는 여성 연대의 가능성을 알리며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제32회 핫독스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12회 부다페스트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 초청 내역은 세계를 거치며 일찍부터 인정받은 작품성을 입증, 잊혀진 존재와 이름을 다시 불러들이는 영화만의 울림을 예고하고 있다.

티저 포스터를 공개한 '양양'은 오는 10월 개봉하여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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