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내년부터 무기 대량 구매…K-방산에도 기회
유럽 내 마케팅 전략 강화…폴란드 등 유럽에서 기술력 알려
현지화 전략도 중요…사무소·법인 등 설립하며 대응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방산업계가 유럽 시장에서 적극적인 마케팅과 함께 현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유럽 내에서 국방비 지출이 확대되면서 국내 방산업체들에게도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19개국이 내년부터 1500억 유로(약 245조 원)에 달하는 무기를 공동 구매할 계획이다. 한국 등 안보·방위파트너십을 체결한 국가도 이번 무기 공동 구매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침범하면서 유럽 내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국내 방산업체에게는 유럽 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MSPO)에 참가한 현대로템 전시관 전경./사진=현대로템 제공


◆유럽 전시회 참가하며 K-방산 기술력 공개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도 유럽은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달 폴란드에서 열린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MSPO)’에 한화 방산 3사를 비롯해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참가하면서 기술력을 유럽에 알렸다. 

한화 방산 3사는 K9 자주포의 성능개량형 모델인 ‘K9A2’와 수출형 보병전투장갑차 ‘K-NIFV’를 처음으로 전시했다. 또 한화시스템의 ‘능동방호체계(APS)’와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는 물론 한화오션의 3000톤급 잠수함 ‘장보고-Ⅲ(KSS-III) 배치-II’도 공개하면서 기술력을 대거 선보였다.

현대로템은 폴란드형 K2 전차를 공개했으며 자율주행·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이 적용된 다목적 무인차량(HR-셰르파), 차세대 장갑차도 소개했다. KAI는 폴란드에 납품한 이력이 있는 FA-50 다목적 전투기, 차세대 국산 전투기 KF-21,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 소형무장헬기(LAH) 등을 통해 경쟁력을 부각시켰다. 

한화 방산 3사는 폴란드에 이어 런던에서 열리는 ‘DSEI 2025’ 전시회에 참가했다.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모듈화 추진 장약(MCS) 등을 소개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국내 방산업체들에게 전략적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시장”이라며 “유럽 현지 전시회에 참가해 기술력을 알리는 것도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마케팅 전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오른쪽)와 K10 탄약운반장갑차./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방산 블록화’에 대비해 현지화 전략도 필수

유럽에서는 무기체계 판매를 위해서는 현지 생산 시설을 요구하고 있어 국내 방산업체들의 현지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이달 독일 뮌헨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유럽에 거점을 확보하면서 현지 업체들과의 협력 체계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유도무기부터 지휘통제통신, 전자전 등 전 영역을 아우르는 제품군도 유럽에 제안할 계획이다. 

KAI도 지난 6월에 폴란드에 유럽 법인을 설립하면서 현지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수출 확대를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방산기업인 WB그룹과 다연장로켓 천무의 유도탄 생산을 위한 현지 합작법인(JV) 설립에 합의했다. 이는 폴란드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지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유럽 내 다른 국가로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인 행보다. 

현대로템 역시 폴란드와의 2차 계약 당시 현지 생산을 주요 조건으로 포함시켰다. 이에  현지 생산 시설 구축과 기술 이전을 통해 현지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으나 방산 블록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라며 ”현지 생산 체계 구축이 이뤄진다면 유럽 내 다양한 국가로 수출 기회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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